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 위령탑아래에서 김 종 수 너의 위용은 이 민족의 영산에 도무지 어울리지 못 할 자태로다 비통한 역사의 푯말을 품고 너무도 차가운 투쟁으로 섰구나 토하지 못한 설움이더냐 나물 캐고 밭 매던 아낙의 절규와 어린동자의 영문 모를 비명이 말없는 항변으로 서렸도다 네 진정 여기 버티고 서야 한다면 하늘의 증인처럼 부끄러이 부끄러이 외쳐라 반세기 품은 울분으로 장막처럼 가리운 저 심심계곡에 방향 잃은 총부리와 비정하게 날아든 그날의 총성을 울부짖어라. 피 묻힌 손가락이 우리 눈을 찌를지라도 저 거대한 능선을 타고 못다 부른 민족의 노래로 메아리치게 외쳐라. 부끄러이 부끄러이 외쳐라 한 방울 참회의 눈물은 없어도 내 짧은 묵념이나 그 함성에 보태리 그것만이 칠백민초의 설움을 달래려 힘주어 여기 선 너의 사명이리라 작가소개 월간 시사문단 시인상으로 등단. 통영예총 사무국장을 역임했고 현재 통영문인협회 사무국장과 지역 언론사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시집 ‘청개구리의 노래’와 장편소설 ‘갯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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