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4월, 새롭게 지어질 함양도서관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1963년 11월에 개관한 경상남도교육청 함양도서관(관장 김혜진)은 지난 62년 동안 지역의 ‘지식창고’이자 주민들을 위한 학습공간으로 사용돼 왔다. 특히 군립도서관이 없는 함양군에서 함양도서관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공공도서관은 소득·나이·배경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다양한 책과 신문, 학술자료 등을 접할 수 있는 ‘지식허브’로서 역할을 한 곳이다.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읽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과 평생학습의 장이 되기도 하고, 때때로 문화와 공동체의 거점이 된다. 최근에는 도서관이 폐쇄적인 서가 중심에서 벗어나 ‘열린 플랫폼’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면서 함양도서관 역시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건물 디자인 4개의 ‘멀티박스’로 구성함양도서관은 지난 4월 23일 열린 함양도서관 운영위원회에서 도서관 신축과 관련해 건물 설계와 실내 공간 구성 등에 대해 보고하고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올해 1월 부임한 김혜진 함양도서관장은 그동안 경상남도교육청에 근무하며 도내 9개 공공도서관 신·개축 업무를 추진해온 베테랑이다.그는 “지역에 군립도서관이 없고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함양에서 함양도서관에 대한 군민들의 애정이 남다른 것을 느꼈다”며 “지역민의 기대가 큰 만큼 ‘제대로 짓고 싶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지어질 함양도서관이 지역주민들에게 ‘내 인생의 도서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현 함양교육지원청 주차장 부지에 지상 3층, 2450㎡(약 740평) 규모로 154억 원을 들여 짓는 함양도서관은 지난해 3월 경남도교육청 투자심사를 통과한 뒤 본격 추진단계에 돌입했다. 12개 업체가 건축 설계 디자인 공모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멀티박스’를 주제로 한 작품이 선정됐다.김혜진 관장은 “위에서 보면 4개의 사각형으로 구성된 건물”이라며 “도서관이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하는 ‘지역의 멀티박스’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김 관장의 설명에 따르면 도서관 외관은 함양을 상징함과 동시에 주변 환경과 어울리면서도 포인트가 되도록 자재와 색깔을 구현할 계획이다. 내부의 경우, 1~2층은 세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3층은 조용하게 집중 독서·학습이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한다. 때문에 1~2층은 개방감을 주고자 바닥부터 천장까지 층고를 높이는 반면, 3층의 층고는 다소 낮춰 설계할 방침이다.1~2층은 개방감 있게, 3층은 집중 학습 공간으로1층은 어린이를 비롯해 주민 누구나 함께 하는 가족친화적인 공간이 될 전망이다. 건물의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도서관이 주는 압도감과 책에 대한 친밀감이 들도록 1~2층에 북스텝을 설치한다. 또한 함양의 상림을 상징화해 ‘지혜의 언덕’을 콘셉트로 숲 느낌의 공간을 디자인할 계획이다.2층에는 청소년존을 만들어 학생들이 ‘우리들만의 아지트’라고 느낄 수 있도록 안락함을 표현하는 게 포인트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서 공간이 비어있을 때는 일반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이와 더불어 일반자료실과 평생학습 공간도 마련된다. 일반자료실의 경우 남계서원의 이미지를 차용해 대청마루를 형상화할 계획이다. 옛 선현들이 서원에서 공부하고 강독하던 모습을 현대식으로 재현하겠다는 것이다.반면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없는 보존서고는 최소화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보존서고에 들어가는 책은 엄선할 것”이라며 “이후 보존 가치가 없는 책은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다.3층은 닫힌 구조로써 집중 독서·학습 공간으로 조성된다. 최근 방적인 도서관이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함양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해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자율학습 공간을 포함키로 했다. 그러나 딱딱하고 답답한 옛날 독서실 분위기가 아닌, 고급 스터디카페처럼 꾸밀 예정이다.스터디룸·시청각실·야외데크 조성또한 최신 장비를 갖춘 2개의 스터디룸도 마련해 그룹스터디를 하거나 소모임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50석 규모의 시청각실에는 빈백(커다란 자루에 알갱이가 들어 있어 움직임에 따라 모양이 변해 기대거나 앉거나 누울 수 있는 의자)을 둬서 공연이 없을 땐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 책을 읽을 수 있다.뿐만 아니라 창가에도 의자와 스툴을 배치해 도서관 어느 곳에서나 책을 읽을 수 있다. 더불어 야외데크를 설치, 책을 읽고 공부하다 바람을 쐬면서 쉴 수 있게 하고, 취식이 가능한 휴게공간도 조성한다.김혜진 관장은 “앞으로 산청·거창·합천 등 인근 지역에 이 정도 규모의 공공도서관 건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함양도서관이 거점도서관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저 예쁘기만 한 도서관이 아니라 함양의 가치를 담은 도서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한편 함양도서관은 수정설계안이 나오면 오는 5월부터 각 학교를 찾아가 순회 설명회를 열고 도서관 주이용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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