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갑진 년 2024년도 저물고 있다. 올해는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가 우려하던 수준을 넘어 드디어 ‘티핑 포인트’로 일컬어지는 100년 전 대비 1.5도 상승을 기록했다. 이제 기후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해버린 것이며 앞으로..
근대과학이 태동하기 전에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나라는 중국이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중국은 종이, 화약, 인쇄술, 철 쟁기 등의 발명품은 서양보다 훨씬 앞서 나왔으며, 방직기술이나 굴착기술, 선박 및 항해 기술에 있어서 1천년 이상 앞서 있었다. 14세기 경 중국 배..
유럽의 17세기는 위대한 근대 과학혁명을 완성한 시대다. 2천 년 전 그리스 기하학에 바탕을 둔 논리적 체계, 16세기 여러 분야에서 시작된 실험적 방법, 게다가 중세시기에 동양으로부터 수입된 기술과 실용적인 수학이 종합되어 뉴턴에 이르러 결실을 맺은 게 바로 고전 물..
물리학에 준입자(quasi-particle)란 개념이 있다. 우주의 많은 물리 현상들은 입자들의 운동을 기초로 이루어지는데 이때 입자들끼리는 밀고 당기는 힘이 작용한다. 이처럼 어떤 입자가 수많은 다른 입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움직이는 상황은 상호작용 없이 독립적으로 ..
현대 과학은 외부 환경과 분리된 조건에서 매우 정밀하고 정확하게 작동했으며 그로부터 도출된 기술은 지금의 문명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외부 환경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과학은 그 현실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인류가 커다란 위기를 맞이하기 전까지, 지구..
현대의 찬란한 기술문명의 바탕에는 과학혁명을 거치며 체계적으로 축적되어 온 과학이 있다. 특히 뉴턴 물리학의 한계를 넘어 인간의 인식체계를 보통의 감각으로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극미의 세계로 이끈 과학이 양자역학이다. 전자와 같은 미시적 대상들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뉴..
올해도 변함없이 여름이 다가왔다. 그러나 어떤 재앙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에 이어 평균기온을 비롯한 여러 기후 지표들이 올해 들어서도 계속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WMO(세계기상기구)의『지구 1년-10년 기후 업데이트..
출범한 지 만 2년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까지 현 정부는 과학자인 필자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많은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기후위기를 맞아 많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RE100 (생산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자발적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납품 업..
지난 8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된 시점에 한덕수 총리가 한 말이다. 과학을 믿어달라고! 총리 말고도 정부 여당에서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주장에 대해 과학을 들먹이며 괴담이라고 몰아붙였다. 당시 몇 차례 대중 강연을 했던 필자 역시 괴담 유포자..
11월7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두레생협 연합회에서 매년 운영하고 있는 식생활강사양성 심화과정의 여는 강좌를 하고 왔다. 가끔씩 있는 대중 강연은 실천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으로 정규 강좌에 비해 즐거운 마음이 든다. 인간에게 먹거리만큼 중요한 문제는 ..
복잡계 가운데 지구상의 모든 존재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현재 그 영향이 매우 심각한 것이 바로 기후 시스템이다. 기후의 패턴을 결정하는 데 참여하는 요소들은 매우 다양하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에도 기후는 계속 변했고 또 크나큰 멸종 사건이 이어져왔..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70%를 차지하면서 복잡계로서의 지구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엄청난 열을 흡수 또는 방출함으로써,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지구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지구의 물질 순환 과정에 있어서 처음과 끝이요..
지금은 자본주의 시대다. 산업혁명을 계기로 확고한 틀을 갖춘 이래로 이제는 전 세계 어느 한 곳도 자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칼 맑스는 자본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으로부터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나 결국 공산주의 사회가 될 것이라 희망했지만 지금까지도 자본주의는 견..
이전 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복잡계는 무질서해보이는 상황으로부터 매우 정교한 질서를 갖춘 구조가 창발(떠오름)하는 놀라운 특성을 갖는다. 그런데 구성요소들 간의 비선형적 상호작용뿐 아니라 외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는 물질 및 에너지의 유입으로 인해 언제 어느 정도의 질..
우리 스스로를 비롯하여 우리를 둘러싸는 친숙한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무질서, 혼돈, 그리고 불확실성으로 넘쳐나는 아찔한 세상이다. 어느 날 갑자기 병에 걸릴지, 투자한 주식이 어떻게 될 지, 지진이 언제 어떤 세기로 일어날지, 기후 변화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질..
지금까지 양자역학과 카오스라는 두 주제에 걸쳐 자연은 우리에게 친근하고 상식적인 방식으로 존재하고 또 작동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자의 세계를 기술하는 양자역학에서 존재들은 정확히 규정될 수 없으며 확률적 방식으로만 예측가능하다. 또 행성의 공전이나 특별한 ..
우리의 주변에서 인공적인 물건들은 대체로 반듯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물들과 구분이 된다. 실제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그 어느 것도 기존의 기하학적 도형을 근거로 형태를 말하기는 쉽지 않다. 프랙털 기하학은 창시자인 망델브로는 기념비적인 저서 『자연의 프랙..
앞의 글에서 카오스, 즉 무질서하고 복잡한 상황은 주기적 규칙성이 배가되는 과정을 거치며 나타난다고 했다. 반복되는 주기가 점점 늘어나면서 무한에 이르게 될 때 규칙성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도표로 나타낸 것이 바로 ‘쌍갈래질 도표’이다. 이 글에서..
지난 글에서 상세히 서술한 생태계의 변화를 나타내는 수학적 모형인 로지스틱 맵(logistic map)은 매우 간단하지만 카오스의 본질적 특성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점은 카오스 속에 내재하고 있는 질서다. 로지스틱 맵 xn+1=rxn-..
카오스는 말 그대로 혼돈이다. 어떤 규칙도 있을 수 없는 말 그대로 무질서, 제멋대로(random), 뒤죽박죽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과학은 이러한 현상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우리 삶의 영역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는 현상일 뿐 아니라 카오스의 배경에는 질서와 규칙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