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복잡계는 무질서해보이는 상황으로부터 매우 정교한 질서를 갖춘 구조가 창발(떠오름)하는 놀라운 특성을 갖는다. 그런데 구성요소들 간의 비선형적 상호작용뿐 아니라 외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는 물질 및 에너지의 유입으로 인해 언제 어느 정도의 질..
우리 스스로를 비롯하여 우리를 둘러싸는 친숙한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무질서, 혼돈, 그리고 불확실성으로 넘쳐나는 아찔한 세상이다. 어느 날 갑자기 병에 걸릴지, 투자한 주식이 어떻게 될 지, 지진이 언제 어떤 세기로 일어날지, 기후 변화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질..
지금까지 양자역학과 카오스라는 두 주제에 걸쳐 자연은 우리에게 친근하고 상식적인 방식으로 존재하고 또 작동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자의 세계를 기술하는 양자역학에서 존재들은 정확히 규정될 수 없으며 확률적 방식으로만 예측가능하다. 또 행성의 공전이나 특별한 ..
우리의 주변에서 인공적인 물건들은 대체로 반듯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물들과 구분이 된다. 실제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그 어느 것도 기존의 기하학적 도형을 근거로 형태를 말하기는 쉽지 않다. 프랙털 기하학은 창시자인 망델브로는 기념비적인 저서 『자연의 프랙..
앞의 글에서 카오스, 즉 무질서하고 복잡한 상황은 주기적 규칙성이 배가되는 과정을 거치며 나타난다고 했다. 반복되는 주기가 점점 늘어나면서 무한에 이르게 될 때 규칙성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도표로 나타낸 것이 바로 ‘쌍갈래질 도표’이다. 이 글에서..
지난 글에서 상세히 서술한 생태계의 변화를 나타내는 수학적 모형인 로지스틱 맵(logistic map)은 매우 간단하지만 카오스의 본질적 특성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점은 카오스 속에 내재하고 있는 질서다. 로지스틱 맵 xn+1=rxn-..
카오스는 말 그대로 혼돈이다. 어떤 규칙도 있을 수 없는 말 그대로 무질서, 제멋대로(random), 뒤죽박죽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과학은 이러한 현상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우리 삶의 영역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는 현상일 뿐 아니라 카오스의 배경에는 질서와 규칙성,..
40여 년 전 출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던 칼 세이건(Carl Sagan)의 책 『코스모스』는 여전히 지금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다. 책에서 과학의 많은 영역을 다루고 있지만 천문학자였던 그에게 우주는 규칙적인 질서와 조화로 이루어진 ..
지난번까지 양자역학을 통해 본 미시 세계의 본질적 모습을 살펴보았다. 현재 주류 해석으로 인정되고 있는 코펜하겐 해석에 의하면 결정론적이고 예측 가능한 거시세계와는 다르게 미시 세계는 오로지 확률적으로만 예측 가능하며 측정에 의해 대상에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데에는..
지금까지 긴 여정을 통해 양자역학의 정통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코펜하겐 해석에 관해 성립 과정과 의미, 반론, 검증에 관해 살펴보았다. 분명 그 기이함에도 불구하고 코펜하겐 해석은 21세기 현재까지도 미시 세계와 연관된 많은 실험과 현상들을 정확히 설명하거나 예측하는 것이 사실이다. 과학 이론이 이처럼 현..
아인슈타인과 두 젊은 물리학자들이 제시한 EPR 역설은 코펜하겐 해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강력한 공격이었으며 이에 대한 보어의 방어는 공격을 잠재울 수 있을만큼 확실하지 않았다. 이 역설에 대한 공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적절한 실험을 구상하여 검증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과연 자연은 EPR의 주..
1935년에 벌어진 EPR과 보어의 공방은 이론적으로는 매우 절박한 문제였지만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얽힌 두 입자들을 아무 상호작용 없이 먼 거리만큼 이동할 수 있는 기술도 없었을 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측정해야 승부를 가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불분명했다. EPR 역설에 대한 실험에 앞..
원자 세계에 대한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은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가지고 있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물질에 대한 관점을 송두리째 뒤집어엎는 급진적인 것이었다. 상대성이론으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 놓았던 혁명가 아인슈타인마저도 코펜하겐 해석 앞에서는 기존의 관점을 지키려했던 보수파였다. ..
이제 양자역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코펜하겐 해석을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수도로 닐스 보어의 조국이다. 앞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급진파에 속했던 보어는 천재 청년 물리학자들인 하이젠베르크, 파울리 등과 함께 양자역학의 완성에 중심 역할을 했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코펜..
20세기 초에 드러난 원자의 모습은 기존의 물리학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듯 했다. 매우 작은 원자핵이 중심에 있고 멀리서 핵 주위를 돌고 있는 더욱 작은 전자 이외에 대부분이 텅 빈 공간이란 것도 그렇지만 전자의 운동에 의한 전자기파 방출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점은 납득하기 힘든 점이었다. 물리학사를 찬란히..
원자(atom)는 만물의 본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로 이미 그리스 시대로부터 제안되었다. 그러나 뉴턴 물리학이 완성되어 자연의 많은 현상들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19세기 말까지 원자의 존재 여부는 오리무중이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원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다. 원자의 존재가..
20세기가 시작하기 직전 물리학자들은 이제 더 이상 자연에 관해 새롭게 나올 지식은 없다고 생각했다. 단 몇 가지 석연찮은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곧 해결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 문제들은 모두 빛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 중 하나는 맥스웰이 전자기학을 완성하며 이론적으로 도출한 전자기파, 즉 빛의 속..
개념의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과학혁명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칼럼부터 양자역학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는데 기후 위기에 있어서 상황이 더 급박해지고 있어서 이 글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해 우리가 인식해야 할 부분을 기술하고자 한다. 얼마 전 IPCC(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의 과학자들이 6차 보고서를 ..
필자는 얼마 전에 현대물리학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양자역학의 핵심적 성질을 적용해 새로운 혁명을 몰고 올 ‘양자컴퓨터’에 대해 2편의 글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이 글에서는 바로 직전 몇 편의 글에서 이어오고 있는 ‘통합’의 관점에서 양자역학을 소개하고자 한다. 천상-지상을 통합한 만유인력법칙, 전기..
앞의 글에서 시간, 공간, 물질 에너지의 네 가지 형태로 구성되는 뉴턴 물리학적 세계로부터 특수상대성이론으로부터 시공간과 물질(에너지)의 세계로 변모하게 되었으며 이는 과학의 역사에서 일어난 아름다운 통합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