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장미 바람이 불어 심다보니 너무 많이 심었습니다. 그 장미가 그 장미 같은데 왜 자꾸 심느냐는 아내 말을 한 귀로 흘리고 계속 심었는데 막상 오월 중순이 되어 장미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보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아내 말이 맞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목..
정원에 꽃나무를 가꾸다보면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우와~ 하고 두근거리게 만드는 놀라운 것이 있습니다. 심을 때는 큰 기대를 가지고 심지만 자라는 건 내 맘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기대 이상으로 멋진 꽃이 피면 대견해서 칭찬이라도 해주고 싶습니다. “나는 ..
날아서 오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해마다 정원에 장미가 피기 시작하는 이맘때면 날아서 오는 귀한 손님들이 있습니다. 올해는 검은등뻐꾸기가 제일 먼저 왔네요. 기분이 잔뜩 좋아진 어린 아이가 노래하는 듯한 흥겨운 리듬의 검은등뻐꾸기 소리를 들으면 보고 싶은 옛 친구라도 만..
함양정보화농업인연합회가 일을 냈습니다. 함양정농은 매년 ‘경남정보화농업인 경진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었는데, 올해도 5월 11일 하동에서 개최된 경진대회에서 주요 단체상을 2개나 받았습니다. 라이브커머스 경진 부문에서 함양정농 단체가 우수상을, 정보화 마케팅 ..
홈베이킹 교실에서 커피 비스코티와 붓세를 만들었습니다. 비스코티는 이탈리아식 쿠키로 두 번 구워낸다는 뜻이랍니다. 라틴어에서 유래된 단어는 끝에 이로 끝나면 복수형이 되는 단어가 많더군요. 드보르작 피아노 3중주 둠키는 툼카의 복수형입니다. 비스코티의 단수형은 비스코..
함양군농업기술센터 스튜디오에서 지리산마천농장 허점순대표(된장할매)가 쇼핑 라이브 방송을 했습니다. 함양정보화농업인연합회(이하 함정농)에서 만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함양농부들> 계정으로 김선희 사무국장의 도움을 받아 특허 받은 옻된장, 고추장, 간장을 진열..
요리교실에서 피자를 만들었는데 도우가 동그랗고 예쁘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해부터 베이킹에 재미를 붙여 스콘, 파운드케익, 카스테라, 소금빵, 베이글 등등 다양하게 만들어 보았는데 피자는 처음이라 기대가 컸습니다. 항상 사 먹던 피자를 집에서 직접 구워먹을 수도 있다..
유두류록 탐방길 1차 복원구간의 꼭지는 독녀암(현재 함양독바위)이다. 유두류록에 독녀암은 “높이가 천여 척인데 한 부인이 바위 사이에 돌을 쌓고 혼자 그 안에 기거하면서 도를 닦아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김종직은 “내 일찍이 산음(산청의 옛 지명)으로..
두류산 탐방길이 김종직의 <유두류록>에서 걸어 나온다. 두류산은 지리산의 다른 이름이다. 이번에 복원되는 1차 구간은 엄천(운서리)에서 함양독바위(독녀암) 까지다. 여기서 1차라고 한 것은 김종직의 4박5일 일정 중 첫날 코스만 복원되는 것이기에 1차 구간이..
<김종직 유두류록길> 들머리인 휴천면 운서리의 600년 전 지명은 엄천리였다. 600년 전 엄천을 지나 지리산을 유람한 김종직 일행은 <유두류록>에서 천왕봉에 있는 사당 성모사를 기술하며 엄천리를 언급하고 있다. “사당집은 겨우 세칸으로 엄천리(..
(우리 마을 뒷길로 계속 올라가면 천왕봉까지 갈 수 있는데...) 지리산 천왕봉을 등반할 때 나는 백무동에서 올라가는 코스를 자주 이용했다. 때로는 성삼재에 주차하고 노고단에 올라 주능선길을 걷기도 하고, 당일코스로는 중산리에서 출발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가끔 내..
대봉 반건시 가격을 정하는데 아들과 의견이 갈렸습니다. 일 년 이상 숙성시키고 공을 들인대봉 반건시인데 분이 떡고물처럼 두텁게 나고 분 색깔이 회색으로 변한 것도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곰팡이가 핀 것처럼 보이지만 발효과정에서 색깔만 바뀔 뿐 감칠맛이 납니다. ..
귀한 손님들이 멀리서 관광버스를 타고 귀감 덕장을 찾아왔습니다. 4년 전 함양정보화농업인 연합회(함정농)에서 선진지 견학으로 완주정보화농업인연합회(완정농)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배우러 갔던 완주에서 이번에 우리 함정농을 방문한 것인데 손님들의 하루 일정 중 ..
봄은 기억해 내는 것인가 봅니다. 지난해 자루 속에 저장해둔 무에서 장다리꽃이 피네요. 기특하게도 지난봄의 아름다웠던 시간을 기억해내고는 자루 속 어둠을 더듬으며 노란 꽃대를 올리고 있습니다. 봄은 인사하는 거라며 봄까치꽃(개불알꽃)이 꽃대를 흔들고, 봄은 팡팡 터뜨리..
“꽃감이 넘 맛있어요. 어릴 적 살던 곳에 뒤뜰 텃밭에 감나무가 있었는데 엄마가 그 감을 따서 꽃감을 만들어 주었던 그 맛을 느껴봅니다. 하나하나 껍질을 깎아서 실로 묶어서 지붕 처마 끝에 매달아 얼었다 녹았다 바람이 불면 이리 저리 날리며 말리던 그런 꽃감을 이제야..
“이거 무슨 빵이지?” 저녁 식탁에 밥 대신 빵이 들어간 스프를 먹으며 아들이 물어보는데 아내가 “이거 니가 만든 바게뜨빵이야~”라고 하니, 언제 만든 건데 그게 아직도 있냐며 고개를 젓습니다. 아들이 구워낸 바게뜨빵이 껍질이 두꺼워 3주째 힘들게 먹다가 아내가 아이..
지난해 카페디저트 교실에서 스콘이랑 파운드 케익을 만들어 보았는데 이렇게 재밌는 걸 왜 이제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배운 걸 잊어버리기 전에 손에 익히려고 여러 번 만들어보았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스콘이 너무 달다던 지..
“차라리 사서 먹는 게 ...” 아들이 바게뜨 빵을 구웠는데 껍질이 너무 두껍고 딱딱하게 만들어졌습니다. 빵을 만들어보겠다고 거금을 들여 오븐 사고 최근에는 반죽기까지 들였는데 생각처럼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자 두꺼운 빵 껍질을 질겅질겅 씹으며 내뱉는 말입니다. ..
우연히 곶감 신상을 만들었습니다. 지난해부터 곶감농사를 같이 하고 있는 아들과 함께 개발했는데 정말 우연히 만들게 되었습니다. 부르기 쉽게 <1년 숙성 대봉 반건시>라는 평범한 상품명을 붙였지만 식감과 맛이 여태 우리가 알고 있던 달콤한 반건시와는 완전 다르..
지난 주 폭설로 고립되어 곶감 작업을 닷새째 쉬었습니다. 춥고 힘이 들었는데 눈이 내려 쉬게 해주니 정말 고맙네요. 곶감은 차가운 눈바람이 알아서 맛을 들여 줄 것이고 농부는 아무 걱정 없이 벽난로에 불을 넣고 파운드 케익도 구웠습니다. 요리의 9할은 용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