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고향으로 들어온 박무경씨는 뭘 해 먹고 살아야할지 고민이었다. 특히 한겨울 서상 골짜기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추위와 허기를 달래기 위해 찾아오는 등산객에게 차를 끓여주고 요깃거리를 챙겨주면서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주머니에는 단돈..
내가 좋아서, 내 돈 내 시간 쓰면서 하는 일이지만 “니가 좋아서 하는 거잖아”라고 말하면 정말 힘 빠지는 게 ‘봉사’다. 나는 아니지만 누군가는 하고 있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우리 주위에 많은 봉사자들은 시키지도 않은 그 일을 보상도 없이, 나대신 하고 있다. ..
백전 대방 교차로에서 백운산 가는 길로 향하다 보면 마주하는 농원이 하나 있다. 바로 노정임씨와 그의 남편이 운영하는 ‘큰밭농원’. 이곳에는 양파, 오미자, 아로니아, 곶감, 매실, 고사리 등 다양한 농산물 판매를 비롯해 관련 즙, 가루 등의 가공식품 생산이 이루어진..
“향기는 기억을 끄집어내 줘요. 특정한 향을 맡으면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날 때가 있잖아요. 그만큼 향기와 함께 기억되는 것들은 그 감정까지 생생하게 오랫동안 뇌에 남아있죠” 아로마테라피스트 김선정씨는 우리 몸이 후각을 통해 얻는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했..
“고운 최치원 선생님을 기념하는 공간에서 일을 한다는 것, 저의 자부심입니다” 60이 넘은 나이에 최치원 선생을 만나 인생 최고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는 박봉혜씨. 그는 4년째 최치원 역사공원을 지키고 있는 관리원이다. 오전에는 역사공원내 상림관을 시작해 역사관, ..
9남매의 막내와 9남매의 다섯째가 만나 결혼을 했다. 양가를 합해 18남매의 조합을 이룬 서정금·김윤옥씨는 올해로 33년차 부부다. 9남매의 다섯째 김윤옥씨가 고르고 고른 남자가 9남매 대가족 막내 서정금씨였으니 주위에선 놀라기도 했고, 놀리기도 했다. 부부는 각자..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식품업계 또한 그 흐름에 발맞춰가고 있는 모양새다. 계란시장도 마찬가지다. 동물 친화적 환경에서 생산된 유정란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예전과 비교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함양군 백전면 대안리 일원 해발 500m에 자리잡은 청미래..
유네스코 세계유산 남계서원 창건 주역 개암 강익선생 탄신 500주년 기념행사가 5월6일 남계서원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9월부터 준비해 온 이 행사는 함양군 주최, 남계서원 주관으로 치러지며 개암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홍보를 맡고 있다. 개암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
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지만 20여년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식당이 하나 있다. 함양농협 좌측 골목 용평 3길을 걷다 보면 반월식당을 마주하게 된다. 그곳에는 손님들 반찬 준비로 분주한 권향조씨가 있다. 국내산 재료를 바탕으로 맛있게 차려진 한정식은 이 가게..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퇴직 후의 삶에 대한 설계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됐다. 건강하고 가치 있게 장수할 수 있는 삶에 대한 고민, 퇴직 후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미리 고민하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정밀기계를 다루는 우리나..
동의보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가 함양에도 있다. 상림 약용식물관을 찾는 이들에게 친절한 안내와 더불어 동의보감과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과 관련해 깊이 있는 해설을 전해주는 백운선 선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오랜 기간 함양성심병원, 한의원 등에서 ..
그 지역 맛집을 알고 싶을 때 우리는 인터넷 검색이나 블로거, SNS 추천맛집에서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맛집 정보는 역시 ‘현지인이 추천’하는 곳이 아닐까.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다면 그 집이야말로 진정한 맛집. 함양군에서..
안의면 갈촌길을 오르다 보면 특별한 농장이 하나 보인다. 청정한 자연환경 속에서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현장체험학습장 ‘밤깨비농장’이 그 주인공이다. 미래 관광 트렌드와 함양의 특색이 어우러진 농촌체험관광을 선사하기 위해 서윤임 대표가 추진해왔던 밤깨비농..
반대합니다, 건의합니다, 고발합니다, 요청합니다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루는 ‘군수에게 바란다’(함양군홈페이지 게시판)에 훈훈한 이야기가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주부수도검침원 김은아씨의 미담이 구구절절 담겨 있다. 보일러가 터지고 수도가 동파되어 큰 피해를 입을 뻔 했던 노..
서상을 방문하는 손님의 허기짐을 책임지는 식당이 있다. 함양군 서상면 중심가 서상로를 걷다보면 ‘이삼식당’에 발걸음이 닿는다. 대구뽈찜, 돼지불고기, 오리주물럭, 추어탕 등 든든히 배를 채우는데 제격인 식당이다. 40여년 동안 식당 자리를 지켜온 박삼순(74)씨는 4..
“어머니, 오늘 날씨 너무 좋은데 상림공원에 나들이 수업 가도 될까요?”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아이들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고 널린 낙엽을 잔뜩 주워와 맘껏 놀았다. 노는 것도 가르쳐 주어야 하고 놀이 도구도 정해주어야 놀 수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자연을 놀잇감 삼아..
20여년의 서울 생활을 마무리하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왔다. 함양읍 용평3길에 위치한 정육점 바른축산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이종민씨는 정육점에서 직원으로써 또는 사장으로써 15년 이상 일한 젊은 베테랑이다. 학창시절 이후 함양을 벗어나 오랜 시간 타지에서 살아왔던 ..
하는 일이 실타래처럼 술술 풀리면 그 일에 장애가 없고 순조롭다는 거다. 새해가 되면 일이 잘 풀리도록 소원을 빌곤 하니 끊어지고 얽히는 것 없이 일이 잘되는 건 행복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상경씨는 매사에 일이 술술 풀린다. 아니 애초에 술술 풀리는 일을 한다고 해야 ..
“사람을 한번 사귀면 내가 절대 먼저 안 버려. 나를 떠났다면 그건 내가 잘못해서 떠난 거라 생각해. 그래야 야당하지 그러지 않으면 야당 못해” 보수정당의 텃밭이던 지역구에서 평생 민주당 옷을 입고 활동해 온 허태오 원방장학회 이사장. 나이를 속이고 19살 때부터..
15일 마천으로 향하는 길. 이틀 전 내렸던 눈이 그늘진 곳에 남아있다. 올해의 끝을 알리는 눈길을 밟고 있지만 목적지는 새로운 시작이 있는 곳이다. 지리산조망공원에 위치한 카페오도재. 그곳에는 청년 민선씨와 그의 동생 나율씨가 있다. 서울에서 내려와 함양살이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