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인재개발원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뜨거운 감자처럼, 어떻게 해야 하긴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다.지난 2월,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도민과의 대화에서 경남인재개발원 이전을 언급하면서 모두의 관심이 여기로 쏠리고 있다. 경남인재개발원이 위치한 진주, 그리고 인재개발원 유치를 원하는 함양·합천·거창·의령·함안 지역민들은 박 지사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진주시 입장에선 현재 입주한 기관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 밖의 지역은 지역소멸 위기에서 조금이나마 숨통을 트일 수 있는 동아줄과 같기 때문이다. 경남인재개발원에는 40~50여 명의 인력이 상주하고 연간 1000여 명 이상의 공무원 연수생이 교육을 받고 있어, 이를 통한 경제적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내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박완수 지사가 이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미 경남도가 이전 관련 논의를 중단한 상황에서 “빠른 시간 내에 결정하겠다”던 박 지사의 말은 공허할 뿐이다.지역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경남인재개발원 이전 문제에 대해 지역 정치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또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신성범 국회의원 측 △함양 출신인 김재웅 경남도의원(지역구) △한상현·이춘덕 경남도의원(비례대표) △김윤택 함양군의회 의장 등 5명에게 각각의 입장과 견해에 대해 물었다.
신성범 국회의원실 이영철 보좌관“갑자기 원점 검토…당혹스럽다”신성범 국회의원에게 직접 의견을 묻고 싶다.
신 의원과 직접 통화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경남인재개발원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설 명절 즈음해서 신성범 의원이 박완수 지사에게 경남인재개발원 함양 이전에 대해 긍정적인 약속을 받은 사실이 있다. 또한 서부지역본부장에게도 거의 약속을 받아냈었다. 나름대로 역할을 했는데 안타깝다.이 사안에 대해 박완수 지사와 경남도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함양군에 대한 배려도 없이 지금에 와서 갑자기 경남인재개발원 이전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한다고 하니 우리도 많이 당혹스럽다. 신성범 의원도 화가 많이 난 상태다.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박 지사가 이런 태도를 취한다는 분석도 있다. 섣불리 말하긴 어렵지만, 그런 영향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으면 원점에서 재검토할 이유가 없지 않나.진주시가 지역구인 강민국 국회의원은 지난 3월 직접 박완수 지사를 만나 이전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신성범 의원은 강 의원처럼 지사를 면담하는 등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 있나? 그런 계획은 없다.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함양·합천·거창·의령·함안 등 여러 지역에서 경남인재개발원 유치를 건의했다. 경남인재개발원이 이전한다면 어느 지역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지역마다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어디가 가장 합당하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지역 균형발전 등의 여러 조건을 놓고 보면 함양에 위치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거창 출신인 신성범 의원이 함양의 이슈에 대해 비교적 소극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 함양군을 위한 국비 확보를 위해 많이 노력했다. 굵직한 국비 사업은 전부 신성범 의원실의 노력으로 인한 것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서 그렇지 결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다.
김재웅 경남도의원(지역구)
“지방선거 이전에 이전 가능성 없어”경남인재개발원 이전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 조용히 준비하고 있던 사업인데, 갑자기 공론화해서 진주시 국회의원까지 나서고 있지 않나. 타 지역 도의원들이 나서지 않도록 의회 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됐나 싶다. 너무 속상하다.경남인재개발원 이전지로 함양이 적합한 이유는 무엇인가? 함양에는 정부·경남도 산하 공공기관이 하나도 없다. 합천에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있고, 거창에는 경남도립대학이 있다. 산청의 경우 지리산 케이블카를 유치했다. 경남 전체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함양 이전이 필요하다.경남인재개발원 이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 나는 이 사안에 대해 이미 2023년 초부터 조용히 준비하고 있었다. 함양군 관계자와 긴밀히 대화하면서 서둘러 보겠다고 했고, 박완수 지사도 함양 이전에 대해 수긍했다. 그런데 합천에 있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너무 외진 곳에 있어 또 이전한다고 하니, 합천에서도 문화예술진흥원을 이전하면 인재개발원을 달라는 입장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전망하나?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진주시 인구가 함양보다 10배가 많은데 누가 경남인재개발원을 이전하려고 하겠나. 진주시 지역구 도의원이 5명인데, 이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아무것도 되는 게 없을 것이다.경남인재개발원 이전을 추진하기 위해 앞으로 계획은? 지금 상황에서는 누가 이야기한다고 바뀔 사안이 아니다. 박완수 지사도 (이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이번엔 어쩔 수 없이 넘어가고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것 같다.
한상현 경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7월 전 답 얻어내야…군민 적극 나서야”경남인재개발원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반드시 함양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함양 이전이 합당한 이유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꼭 함양에 위치해야 한다. 함양에는 경남도 산하 기관이 아무것도 없다. 또한 자연경관과 입지적 측면에서도 함양이 가장 좋은 환경인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경남인재개발원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 단기간 노력한 게 아니라 민선 8기가 들어서면서 함양군·경남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공감대를 이끌어왔다. 이를 위해서 많이 노력해왔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있어서 조금 더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박완수 지사의 현재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함양군민을 상대로 희망고문할 사람은 아닐 것이다. 뱉은 말에 책임을 지고 실행할 거라 믿는다.함양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7월 안에 답을 얻어내야 한다. 7월초에 인사가 단행되면 서부지역본부장이 바뀌고, 핑계거리가 늘어날 것이다. 도지사가 경남인재개발원 이전 문제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이제 군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춘덕 경남도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
“함양군 운명 달린 사안…반드시 이전”경남인재개발원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연히 함양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양군에게는 운명이 걸린 사안이다.함양 이전의 타당성은 무엇인가? 경상남도에는 17개 산하 기관이 있다. 그러나 우리 함양에는 어떠한 기관도 입주해 있지 않다. 현재 경남인재개발원은 홍준표 전 지사 시절에 진주의료원을 폐기하고 서부청사를 만들면서 구색맞추기식으로 인재개발원을 진주에 입주시켰다. 그러나 연수원은 교육을 받는 장소이면서도 힐링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도심지가 아닌 좋은 자연환경 속에 있어야 한다. 함양은 상림과 대봉산휴양벨리, 지리산과 덕유산, 스포츠파크 등이 있어 입지 조건이 너무 좋은 곳이다.또한 함양은 서울과 대전 등 대도시와 접근성이 가장 좋다. 이는 곧 강사 초빙에도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뿐만 아니라 함양은 예로부터 ‘좌안동 우함양’이라 불릴 정도로 선비의 고장이다. 역사적 배경과 현실적인 조건 등을 모두 따져봤을 때 함양만 한 곳이 없다.도의원으로서 박완수 도지사의 현재 입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경남도에 난제들이 산적한 현실을 잘 알고 있지만 도지사가 보다 경남인재개발원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의식해 좌고우면할 사안이 아니라 정치적 일정과 무관하게 경상남도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인재개발원 함양 유치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왔나? 그동안 물밑에서 진병영 군수 및 함양군청 관계자들, 박완수 지사와 경남도청 관계 공무원들과 경남인재개발원 함양 유치를 적극 추진해왔다. 박 지사가 함양을 방문했을 때에도 함양 이전의 당위성, 정당성, 필요성 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앞으로 계획은? 그동안 지역 간 경쟁이 과열되면 함양이 불리해질 수 있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박완수 지사와 경남도가 묵묵부답이라면 도의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함양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으로 경남인재개발원 이전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결코 함양이 불리할 건 없다고 본다.
김윤택 함양군의회 의장
“의회 차원 입장문 준비 중”경남인재개발원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함양군에서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해왔다. 진병영 군수도 발빠르게 움직여왔는데 공론화되면서 논란이 일어 힘이 빠진 건 사실이다.경남인재개발원이 함양에 위치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함양은 오지이지만 인재개발원을 유치해 운영하기에는 최적지라고 생각한다.함양군의회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조만간 의회에서 경남인재개발원 이전 문제에 대해 입장문을 내려고 의논 중이다. 진주시의회 등 지역의회 간에 불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 번쯤은 입장문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함양군의회는 행정과 발맞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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