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찾는 가장 획기적인 방법은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가져보는 것이다. 주간함양은 관내 체육 및 취미 활동 그룹을 방문하여 종목별 특색 있는 활동을 군민들에게 소개함으로써 건전한 여가생활을 독려하고자 한다.
봄기운이 완연한 함양군. 포근한 햇살 아래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운동화 한 켤레와 튼튼한 다리만 있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러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국적으로 러닝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함양에서도 러닝 열풍이 서서히 퍼지고 있다. 특히 ‘R2R(Ready to Running)’이라는 이름의 러닝 크루가 지역 내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러닝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깊다. 고대 그리스 마라톤 전투에서 승리를 전하기 위해 달려간 전령의 이야기는 마라톤의 유래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러닝은 이제 건강은 물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매개체가 되었다. 그 중심에는 석윤수 함양제일고등학교 육상부 지도자가 있다. 그는 현재 R2R 크루의 리더로서, 함양군민들과 함께 달리는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젊은 세대 러닝 문화 만들고 싶었어요”
“함양에도 러닝 크루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제가 원래 마라톤 선수 출신이고, 육상을 전문적으로 해왔거든요.” 석윤수 크루장은 러닝 크루를 만들게 된 계기를 이렇게 풀어놓았다. 함양에는 기존에 ‘함양마라톤 클럽’이라는 단체가 있었지만, 대부분 중장년층 위주의 모임이었다. 젊은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러닝 문화가 없다는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진주에 있는 러닝 크루에 참여하면서 배운 게 많았어요. 처음 진주 러닝크루에 참여했을 때, 마라톤 선수였다고 밝히지 않았어요. 그런데 같이 뛰다 보니 선수 출신이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하게 말했죠. ‘선수였는데, 함양에도 이런 러닝 크루를 만들고 싶어서 왔다’고요.” 진주 러닝 크루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자유로운 분위기는 석 크루장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그는 배운 노하우를 바탕으로 함양에서도 러닝 크루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지금 저희 R2R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모임을 운영하고 있어요. 현재 한 50여 명 정도 됩니다. 꾸준히 활동하는 분들은 한 20~30명 정도고요.” 누구나 함께하는 러닝, 즐거움이 우선R2R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자율성’이다.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주일에 정기적으로(월·수) 두 번 정도 정기적으로 모이고 있어요. 물론 각자 바쁜 일정이 있으니까 번개 모임도 종종 열죠. 여기서는 유산소 운동 위주로 러닝 자세, 호흡법 등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요.” 무엇보다 R2R은 돈을 받지 않는다. 대도시 러닝 크루들이 별도의 비용을 받고 클래스형으로 운영하는 것과 달리, R2R은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모임이다. “앞으로도 유료로 진행할 생각은 없어요. 저희는 그냥 와서 다 같이 즐기면 됩니다.” 참여자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처음에는 20~30대로만 한정했지만, 점차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하게 되었다. “선생님, 군청 공무원들이 많아요. 교사들은 보통 2년 단위로 이동하니까 멤버 교체가 좀 있지만, 그게 또 새로운 활력이 되더라고요.”
달릴 곳이 곧 놀이터, 러닝 코스의 매력함양에서 러닝을 즐기기에 좋은 코스는 어디일까? 석윤수 크루장은 군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는 코스가 있단다. “상림숲 일대가 참 좋긴 해요. 그런데 단체로 뛰기에는 공간이 좁아서 요즘은 상림에서는 몸을 푼 다음, 병곡 쪽 인도를 따라 뛰어요. 왕복 4km 코스인데, 달리기에 딱 좋습니다.” 처음에는 강변 코스를 이용했지만, 코스 폭이 좁아 단체 러닝 시 불편함이 있었다고 한다. 반면 병곡 인도 코스는 교통량이 적고, 길이 넉넉해 여럿이 함께 달리기에 안성맞춤이다. “왕복 4km면 대략 20~25분 정도 걸려요. 준비 운동이랑 스트레칭까지 하면 전체적으로 한 50분 정도 코스죠.” 간단하지만 탄탄한 구성 덕분에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석 크루장은 특히 봄철이나 가을철, 날씨 좋은 날 함께 달리면 정말 상쾌하다고 강조했다.
러닝은 건강을 넘어 삶의 활력소석윤수 크루장은 기록을 목표로 삼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러닝이 주는 순간의 즐거움과 활력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한다. “혼자 달리면 그냥 운동이지만, 같이 뛰면 즐거움이 배가 돼요. 또 다 같이 뛰면서 배우는 게 많아요. 자세라든지, 호흡법이라든지, 서로 자연스럽게 익혀가면서 건강도 챙기고, 사람도 만나고. 이게 바로 러닝의 매력이죠.” 그는 앞으로도 더 많은 함양군민들이 R2R에 참여해 러닝을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다들 망설여요. 그런데 한 번 나와서 뛰어보면 압니다. 땀이 나고 숨이 차지만, 그 끝에 오는 상쾌함이 정말 기가 막히거든요. 마음도 맑아지고요.”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자연을 벗 삼아 달리는 시간. 러닝은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즐거운 취미가 되고 있다. R2R과 함께라면 함양군 어디서든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뛰어볼 수 있다.
이 봄, 여러분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순간, 분명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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