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매우 다양하다. 우선 적합한 부지를 선정하는 일부터 시작해,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결정하고, 이에 맞는 관리 방법까지 세심한 계획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특정 작물에 발생하는 병해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농업을 통해 실제로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정보가 거시적인 수준에 그치다 보니, 현실적인 수익 예측이나 세부적인 농사 계획 수립에 참고할 만한 데이터를 찾기 어렵다. 이에 주간함양은 함양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축산물과 지역 농협 제품들을 심층적으로 소개하고, 농업에 도전하는 군민들에게 실질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함양군을 대표하는 농산물은 단연 ‘양파’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양파 주산지로, 생산량은 물론 맛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좋은 양파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현실적인 재배 과정과 수익 구조에 대해 이홍주 양파자조금관리위원장의 설명을 들어봤다. 함양에서 재배되는 양파는 대부분 중만생종으로, 저장성이 뛰어나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전남 고흥, 무안, 제주도 등 남부 지역에서 조생종 양파가 3월경 출하되면, 이어 6월 초·중순부터 함양의 중만생종 양파가 본격 출하된다. 양파 재배는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큰 작물이다. 중만생종 양파 재배 과정은 크게 7단계로 나눌 수 있다. 7단계로 알아보는 양파 재배 과정 첫 단계는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논 양파의 경우 벼 수확 후 배수로를 정비하는 작업이다. 이어 9월 중·하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40일간 육묘를 한다. 10월 하순부터 11월 초까지는 육묘한 양파를 논에 정식한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월동 관리가 중요한데, 함양군은 평균 기온이 다른 지역보다 낮아 멀칭 작업이 필수다. 봄이 시작되는 3월부터 4월까지는 본격적인 생육 관리가 이뤄진다. 이 시기에는 노균병, 뿌리응애, 총채벌레 등의 병해충이 발생할 수 있어 방제 계획을 세워야 한다. 4월 중순부터 5월까지는 양파 구가 비대해지는 시기로, 병해충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후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수확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기온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고품질 양파를 생산할 수 있다. 이홍주 위원장은 “양파는 기온 25도 이상이 되면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지난해도 파종 시기에 갑자기 온도가 올라가는 바람에 파종 시기를 조절하고 하우스에 차광막을 설치하는 등 적극 대응했다”며, “특히 노균병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수익 구조, 평당 순수익은? 양파 농사에 필요한 기본 투자비용은 평당 약 1만 원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300평 규모에서 양파를 재배한다면 약 300만 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에 더해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양파 한 망(20kg)의 가격은 1만4000원이었고, 평당 평균 수확량은 약 1.3망이다. 단순 계산으로 평당 매출은 1만8200원이 나오지만, 이는 순수익과는 거리가 있다. 이 위원장은 “표면상으로 보면 평당 8200원의 순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지만, 여기에 기계 감가상각비와 각종 부대비용이 들어가 실제 순수익은 그보다 훨씬 줄어든다”며 “규모가 클수록 그나마 효율이 나오는데, 예를 들어 연 매출이 3억 원이라면 실제 순수익은 9000만 원 정도 남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초기 자본금도 상당하다. 농기계 구매(만 평 농사 기준), 농지 확보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3억 원 정도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특히 농지를 소유하지 않은 경우, 임대료만 해도 평당 1500원 수준이다. 하지만 함양군과 농협의 지원은 탄탄하다. 이 위원장은 “함양군만큼 양파 농가를 지원하는 곳이 없다”며 “씨앗, 톱밥, 상토 지원부터 시작해 농기계는 가액에 따라 50%까지 지원된다. 특히 귀농인을 우선 지원하고, 보조금을 받지 못한 사람도 채점을 통해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양파 농사의 핵심은 ‘모종 관리’ 양파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종’이다. 이 위원장은 “모종이 농사의 80%를 좌우한다. 좋은 모종을 길러야 좋은 양파가 나온다”며 “결국 어느 정도 농사 경험이 쌓이면 대부분의 관리 방법은 비슷하다. 관건은 초기에 얼마나 건강한 모종을 키우느냐이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기후 변화로 양파 정식 시기가 늦어지고 작황도 평년보다 한 달 정도 지연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는 병해충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노균병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3월부터 5월 사이,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높거나 비가 자주 오면 빠르게 퍼진다. 한 번 감염되면 수확량이 크게 떨어진다”며, “총채벌레가 양파 잎을 갉아먹으면 그 사이로 노균병이 침투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병해충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농사는 결국 애정과 노력이 만든 결과 양파 농사는 철저히 농번기와 농한기로 나뉜다. 농번기에는 새벽부터 밤까지 쉬는 날 없이 일한다. “비가 오기 전엔 약을 뿌려야 해서 새벽 4시 반부터 밤 12시 넘어까지 일하는 게 흔하다. 반면 농한기에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하지만 평균 직장인보다 일이 쉽다고 보긴 어렵다”고 이 위원장은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농산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처럼, 결국 농사에는 노하우보다 애정이 더 중요하다”며 “논과 밭을 내 몸처럼 아끼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농산물을 키울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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