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함양 이슈 대담’은 매월 한 차례 진행되며,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사안에 대해 전문가 패널과 함께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코너이다. 이슈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여론 형성과 공론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주간함양은 지난 3월18일, 3월 한 달 간의 함양 이슈를 다루는 대담을 열고 ‘오르GO 함양’ 사업을 중심으로 함양 산악관광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오르GO 함양’은 지리산과 덕유산을 비롯해 해발 1000m 이상의 함양군 내 15개 명산을 모두 완등하면 상품을 제공하는 경남 유일의 산악 완등 인증 사업이다. 완등한 산의 수에 따라 함양사랑상품권, 기념 은메달, 인증서 등이 제공되며, 적립된 포인트를 상품권으로 환급받을 수 있어 지역 내 소비 촉진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이 사업은 올해 1월부터 본격 추진되면서 관심과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번 대담에는 전국 100대 명산을 순례 중인 강성갑 전 함양예총 회장과 지리산 천왕봉을 180회 넘게 오른 최수진 함양산 톺아보기 산악회 산행 대장이 참여해 함양 산악관광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직함은 대담의 편의를 위해 ‘위원’으로 통일해 사용했다. ‘오르GO 함양’ 참여 열기와 반응  ‘오르GO 함양’은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 산악 완등 인증 사업으로, 2월 기준으로 참여자가 6천 명을 넘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강성갑 위원은 “우리 행정에서 홍보를 많이 한 덕분에 전국적으로 ‘오르GO 함양’이 많이 알려졌다”며 “한국 100대 명산을 순례하면서 각지의 산행객들을 만나보면 함양의 ‘오르GO 함양’을 이미 알고 있다는 반응을 자주 듣는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3월 8~9일 강원도 오대산과 경기도 가평 명지산을 방문했을 때도 “지리산골 함양에서 왔다”고 인사하면 “요즘 ‘오르GO 함양’이 뜨겁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현장에서 체감한 인지도를 강조했다. 최수진 위원은 “지리산 등 국립공원은 원래 등산로가 잘 되어 있지만, 함양의 덜 알려진 산들은 등산로가 희미한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오르GO 함양’ 시행 이후, 사람들이 많이 오면서 눈이 많이 온 뒤에도 주말만 지나면 길이 확 나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남덕유산을 내려오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많아 어디서 오셨냐고 물으니 대구에서 왔고 ‘오르GO 함양’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그분들이 이미 어떤 산을 다녀왔고 어디로 갈 예정인지 코스를 정해 움직이는 걸 보며 ‘이 사업이 정말 많이 알려졌구나’ 하고 실감했다”고 말했다. 등산객 편의 개선과 보완 사항 이날 대담에서는 ‘오르GO 함양’ 사업의 등산객 편의 개선과 보완 사항에 대한 의견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최수진 위원은 먼저 수망령에서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언급하며 “노상마을과 대로마을에서 월봉산으로 오르는 길은 안내가 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등산객은 수망령에서 출발해 월봉산을 연계해 가기 때문에 해당 구간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망령에서 월봉산으로 가는 길에는 조릿대가 너무 빽빽하게 자라 길을 뚫고 지나가기 힘들 정도”라며 “이 구간과 백운산에서 영취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구간 역시 조릿대가 많아 제거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위원은 등산 안내 리본의 간격 문제도 지적했다. “올해는 눈이 많이 와 리본 없이는 길을 찾기 어려웠다”며 “리본 간격을 더 좁히고, 나무에 야간 반사띠를 짧은 간격으로 부착해주면 안전한 산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립공원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리본이 없어도 되지만, 함양의 야산은 리본이 등산객의 생명을 지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며 보완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와불산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최 위원은 “와불산은 현재 비탐방 구역이라 등산로가 거의 없어 정상석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정상석을 찾지 못해 포기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국립공원에서 정비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등산로 정비를 보완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성갑 위원은 타 지역의 산과 비교해 함양의 산악 인프라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공무원 재직 시절 함양의 산들을 많이 다녔지만 최근에는 타 지역의 100대 명산을 다니면서 국립공원이 나 도립공원의 등산로, 이정표, 데크 등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 체감하고 있다”며 “함양의 15개 산들도 과연 그런 수준에 도달했는지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등산로 정비와 위험 구간에 대한 안전시설, 이정표 정비가 중요하다”며 “실제로 등산객 중에는 ‘오르GO 함양’의 인기는 높지만 시설이 미흡해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홍보만큼이나 실질적인 정비가 따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부분은 행정의 관심이 필요하며, 국립공원 구역 내라면 국립공원 측에서 시급히 조치를 취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산악관광과 문화 산악관광에 문화적 요소를 접목하는 방안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단순한 산행을 넘어 문화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보다 풍성한 관광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강성갑 위원은 “산을 오르다 보면 중간에 산성 돌이나 사찰 터 등 문화 유적이 있지만 이를 방치한 사례를 자주 본다”며 “우리 지역에도 황석산처럼 산성과 유적이 있는 산들이 있으니, 개별 안내판을 설치해 등산객들이 산행 중 자연스럽게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표만 설치할 것이 아니라 해당 유적에 대한 설명을 담은 안내판을 통해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 위원은 “등산객들이 많이 모이는 출발지나 도착지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버스킹 공연을 열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며 “관내에 30여 개 이상의 문화 동호회가 활동 중이니, 이들과 연계해 등산과 문화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수진 위원은 문화적 스토리텔링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기백산 인근 금원산 방향에 있는 ‘책바위’를 사례로 들었다. “멀리서 보면 책을 쌓아놓은 것처럼 생긴 바위인데, 이를 활용해 아이 성적이 오른다는 전설이나 이야기를 만들어 홍보하면 자연스럽게 문화 콘텐츠가 된다”며 “그런 이야기는 몇 년만 지나면 전설이 되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산을 오르고 인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 주변의 독특한 지형이나 유적에 의미를 부여해 등산객들이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앞으로 산을 오를 때도 주변 경관이나 요소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무엇을 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산행이 되어야 할 것 같다”며 “행정에서도 이런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악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해 문화적 요소를 적극 도입하고, 지역의 역사와 지형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지역경제와의 연계  명산 주변의 부대시설 조성과 이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도 다뤄졌다. 진병영 함양군수가 명산 인근 주차장과 편의시설 조성을 통해 관광 활성화 및 지역경제 연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참석자들은 구체적인 개선 방향과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수진 위원은 ‘방문 인증제’의 개선을 먼저 제안했다. 그는 “지금은 산 입구나 백무동 주차장 등에서만 인증이 가능하지만, 마천면이나 안의면처럼 식당과 주차장이 있는 면 소재지에서도 인증이 가능하게 하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명산 주변 부대시설 조성도 좋은 방안이지만 등산 자체보다 함양을 찾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방문 인증 지점을 상림공원이나 전통시장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봉산에서 도숭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정비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현재 해당 구간이 폐쇄되어 산악회 차량 운용이나 산행 동선이 불편하다”며 “등산로를 부분 정비하면 모노레일과 무관하게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노레일도 현재 왕복만 가능하지만, 편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개선하면 등산과 연계한 이용객이 늘어나고 지역 관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성갑 위원은 등산객들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산행 후 들를 수 있는 간단한 휴게음식점이나 족욕 체험 공간 등을 조성해 지역 특산품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함양 군이 관광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면, 이런 시설 확충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보다 적극적인 산악 관광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전국적으로 산악 관광을 테마로 출렁다리, 케이블카, 모노레일 등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데, 함양도 환경 보호만을 이유로 무작정 개발을 제한하기보다 가능한 범위에서 관광 자원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힐링할 수 있는 접근 가능한 산악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 위원은 “현재 ‘오르GO 함양’에 6천 명 이상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사진 촬영 대회 같은 이벤트도 열어볼 수 있다”며 “산악 관광을 단순히 산행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와 연계해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산행을 넘어 지역 상권과 연결된 편의 시설 조성, 문화 콘텐츠 확대, 관광 자원 개발 등을 통해 함양 산악관광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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