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한 달간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은 유튜브로, 총 19억5666만 시간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5100만 인구수로 나눈다면 전 국민이 1인당 하루 73분꼴로 유튜브를 시청한 셈이다. 세계 유튜브 사용자 27억 명의 하루 평균 시청 시간 19분에 비하면 4배 가까이 많다. 이젠 TV 대신 유튜브만 보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데 자신만의 유튜브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방송을 알리며 구독과 좋아요를 요청한다. 왜냐하면 이용자 수에 따라 수익금이 나오기 때문이다.미국의 스포츠용품 업체가 성인 1000명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조사했더니 하루에 스마트폰 화면을 내려보는(스크롤) 길이가 약 340m에 달했다. 1년이면 124km로, 마라톤을 완주한 거리만큼 화면을 내려보면서 스마트폰에 빠져 산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유튜브 시청으로 인해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버려 삶의 의미와 사고의 깊이를 단순하게 만들어 버린다.옛날에 TV를 바보상자라고 하였다. TV만 보면 사람의 사고가 단순해지기 때문인데 딱 지금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말이다. 최근 프랑스에서 뇌과학자, 중독 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디지털 기기 및 소셜미디어 사용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3세 미만 영·유아는 TV를 포함한 스크린 시청을 전면 금지, 3~6세는 어른의 지도하에 교육적인 콘텐츠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또 휴대폰 사용은 11세부터,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은 13세부터, 소셜미디어 사용은 15세부터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에 중독성이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다.충동 조절 실험에서 스마트폰으로 소셜미디어를 수시로 확인하는 사람은 즉각적인 보상에 중독돼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뇌가 디지털 기기의 자극적 영상에 중독되는 현상을 가리켜 미국 워싱턴대 데이비드 레비 교수는 ‘팝콘 브레인’이라고 이름 붙였다.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란 첨단 디지털 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뇌가 변형되어 즉각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는 현상을 말한다. 팝콘이 터지는 것처럼 즉각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는 뇌 구조를 의미하는데, 이 증상은 긴 문장을 읽기 어려워하고 피하며, 한 가지 행동에 오래 집중하지 못할 뿐 아니라, 현실에 무감각해지고 무기력해짐으로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게 만들어 버리게 한다.사항이 이렇지만 우리나라는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일 정도로 디지털 기기 사용에 과다 노출돼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의 휴대폰 및 게임 이용 시간은 성적과 반비례한다’는 통념이 퍼져 있다고 한다. 유튜브에는 유익한 영상도 많지만, 10대들의 성인용 영상 이용률이 47.5%에 달할 정도로 디지털 유해 환경도 심각하다. 온갖 혐오 발언과 가짜 뉴스가 판치고, 조폭들까지 유튜브로 돈벌이를 하는 ‘디지털 무법천지’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어쩌면 지금 이 나라의 극심한 분열은 유튜브에서 나오는 가짜 뉴스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진영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 상대방을 괴물로 취급함으로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그래서 필자는 유튜브 시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생활에 필요한 자료를 얻는 것 외에는 유튜브 방송 시청은 앞에서 열거한 것처럼 나를 바보로 만들고 편파적이고 인내하지 못하게 하고 사소한 일에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다.“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안중근 의사의 말은, 책을 읽지 않으면 입이 거칠어져 남을 비방하고 욕하고 말을 함부로 한다는 뜻인데, 유튜브에는 이런 가시 같은 것들이 창궐하는 장소이고 이로 인해 나를 바보로 만드는 상자이기에 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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