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마지막을 넘기며, 지난 한 해는 특히나 길고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비상계엄이라는 말이 우리 일상 속에 갑작스럽게 등장하고, 그 혼란 속에서 우리는 안온한 일상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연말에 발생한 항공 참사는 그 불안감을 더욱 깊은 슬픔으로 물들였습니다. 수많은 생명이 순식간에 떠나갔고, 그로 인해 남겨진 이들의 마음에 큰 상처가 새겨졌습니다. 그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 고통을 함께 기억하며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아픔 속에서 지역 사회도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은 애도를 표하며, 일부 행사들이 연기되는 등의 변화를 겪었습니다.새해가 밝았지만, 산골의 겨울은 여전히 고요하고 차분합니다. 하지만 그 고요 속에서도 바람은 불고, 땅 아래에서는 새로운 생명들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언제나 제 할 일을 묵묵히 해내며, 얼어붙은 들판에서도 결국 새로운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듯, 우리의 삶에도 언젠가는 희망의 싹이 틀 것이라 믿습니다.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나는 늘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내가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놓쳤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해는 많은 어려움과 슬픔이 있었고, 특히 12월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습니다. 삶의 여러 순간들이 혼란 속에 지나가버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지만, 중요한 것은 후회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은 그런 것 같습니다. 큰 산을 넘을 때마다 숨이 차서 주저앉을 수도 있지만, 그 길목에서 만나는 작은 햇살이나 들꽃이 다시 일어설 힘을 줍니다. 그래서 나는 거창한 계획보다는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자는 마음으로 이 새해를 맞이하고 싶습니다.지리산 자락 아래에서 살아가며, 자연이 순리대로 계절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과연 나는 그 순리에 맞춰 살고 있는가? 농부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내가 뿌린 씨앗이 잘 자라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답은 언제나 분명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아침 햇살이 길어지는 이 계절처럼 우리의 마음도 점점 더 밝아지기를 바랍니다. 슬픔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을 테지만, 그 슬픔을 안고서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새로운 상품들을 선보이며 작은 싹들이 자라나 풍성한 결실로 이어지기를 조용히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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