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의면 광풍루 옆에 자리 잡은 작은 베이커리 카페.
지난달 개업한 ‘한요노 베이커리’는 이진학(39)씨와 그의 아내 옙토헤톨리비시토(38)씨가 가족의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지역 주민들에게는 맛있는 빵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사랑방이 되고 있다.
한요노 베이커리라는 이름은 단순한 상호가 아니다. 부부의 자녀들, 한나, 요한, 노엘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와 가게 이름을 지었다. 가게 외부와 내부에는 아이들을 소개하는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어 방문객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선사한다.
“아이들의 이름을 가게 이름에 담은 것처럼,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빵을 만듭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따뜻한 행복의 맛을 전하고 싶습니다”
한요노 베이커리는 당일 제조, 당일 판매가 원칙이다. 이진학씨는 “신선한 빵이야말로 진정한 품질”이라며 매일 이른 아침부터 직접 빵을 굽는다. 그의 아내 헤톨리 씨도 적극적으로 남편을 도우며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재료 선택부터 제조 과정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올겨울부터 함께 빵집을 운영하게 된 이진학씨와 헤톨리씨 부부. 두 사람의 만남은 가족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헤톨리씨의 가족이 이진학씨의 형과 부부 사이였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처음 만나게 되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두 사람은 서툴지만 진심 어린 대화를 통해 사랑을 키워갔다.
인도에서 대학교 강사와 신문사 HR 매니저로 활약하던 헤톨리씨는, 이진학씨와의 결혼을 결심한 뒤 한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삶에 도전했다. 한국 생활도 5년을 넘겼다.
“한국 생활이 쉽지는 않았어요. 언어와 문화의 차이가 컸지만,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이곳 주민들 덕분에 큰 힘을 얻었어요. 지금은 이곳에서의 생활이 너무 즐겁고 보람을 느낍니다”
한국에 온 이후, 헤톨리씨는 지역 영어 강사로 활동하며 활발한 일정을 이어왔다. 그러다 남편에게 최근 “안의에 빵집을 열어보자”고 제안했고, 타지에서 오랜 제빵 경력을 쌓아온 이진학씨는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여 새로운 도전에 함께 나서게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한요노 베이커리는 지역 주민들에게 단순한 빵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당일 남은 빵을 그날 바로 함양군장애인보호작업장에 기부하는 등 이웃을 돕는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부부는 “빵이 단순히 먹거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라며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에 대한 뜻을 전했다.
이진학씨와 헤톨리씨는 빵집을 통해 단순히 빵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에게 삶의 교훈과 사랑을 전하고 싶어 한다.
“우리 아이들이 예의 바르고 정직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이 빵집이 단순히 부모님의 사업장이 아니라, 가족의 꿈이 담긴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한요노 베이커리는 빵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가족의 사랑과 지역사회의 따뜻한 정을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고소한 빵 냄새와 따스한 분위기가 당신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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