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1000m 이상의 함양 15개 명산을 오르는 ‘초보 등산러의 함양 산행일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주간함양 김경민 기자가 직접 함양의 명산을 오르고 느끼면서 초보 등산러의 시각으로 산행을 기록한다. 해당 연재로 천혜의 자연 함양 명산에 흥미를 가지는 독자들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   마지막 가을을 기백산에서 보낸 듯하다. 지난 11월16일 산행은 유난히 따뜻한 날씨 속에서 이루어졌다. 혹시 모를 추위를 대비해 단단히 무장했지만, 예상치 못한 더위에 지치기도 했다. 다행히 기백산의 계곡이 그런 나를 부드럽게 달래주었다. 언급한 대로 우리는 함양군 안의면과 거창군 위천면에 걸쳐 있는 기백산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기백산(1331m)은 일명 지우산이라고도 불리운다. 기백산 주위에는 지우천이 흘러 계곡을 이루고, 또한 크고 작은 암반과 소가 많아 수량도 풍부하다.기백산으로 오르는 주요 등산코스에는 용추사와 용추계곡, 용추폭포 등이 있고 심원정 일대는 바위와 노송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크고 작은 계곡과 중간중간 아름다운 경관이 많으며 계곡이 깊고, 수량이 풍부하며, 심원정에서 용추폭포에 이르기까지 주위의 기암괴석과 함께 산세가 웅장하며 특히 정상에서 금원산 까지의 3km정도에 달하는 능선의 억새 풀밭이 장관이다. 기백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안의 용추사 일주문에서 북쪽 능선을 타고 기백산 정상에 이르는 길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일주문에서 출발해 기백산 정상을 찍고 사평마을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을 택했다. 본래 신라 시대에 창건된 장수사의 일주문이었으나, 6·25전쟁으로 사찰이 전소된 후 그 자리에 용추사가 중건되면서 지금은 용추사의 일주문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5분 정도 걸으면 기백산 등산 안내도와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드디어 산행 입구와 마주한다. 오전 9시 30분, 등산로의 시작점인 숲속 입구로 들어섰다. 평탄한 길이 한동안 이어졌고, 이후 약간의 오르막길이 나타났지만 비교적 쉬운 등산로가 계속됐다. 가을 낙엽을 밟는 소리를 즐기며 걷다 보니, 따뜻한 막바지 가을 날씨에 땀이 날 정도였다. 쉬운 길이지만 이어지는 오르막에 다소 지루함을 느끼던 중, 오른쪽 작은 계곡에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지루함과 예상치 못한 약간의 더위에 맞서며 오르던 중, 정상까지 1.3km를 남기고 눈앞에 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휴식을 취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 두 개의 돌무더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미리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중 하나가 정상에 있는 돌무더기일 것이다.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지지만, 목적지가 보이자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계속 올라가다 보니, 정상이 200m 남았음을 알리는 친절한 이정표와 함께 처음 보는 데크 계단이 나타난다. 전망대로 향하는 계단이다. 전망대에는 산악회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간단히 점심을 즐기고 있었다. 정면에는 황석산, 우측에는 거망산이 펼쳐져 한눈에 장관을 이루며, 마치 정상에 오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 배경 속에서의 간단한 식사도 꽤 운치 있을 것 같았다. 전망대에서 사진 촬영을 충분히 즐긴 뒤 다시 정상으로 향했다. 이제 100m만 더 오르면 기백산 정상에 도달한다. 정오를 조금 지나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석과 함께 멀리서 보았던 돌무더기가 옆에 자리하고 있다. 이 돌무더기는 누룩덤이라고 불린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정상에 도착했다. 일주문에서 오르는 코스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길이 험하지 않아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코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기백산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산이었다. 문제는 하산길이었다. 올라온 길로 되돌아가지 않고 사평마을로 내려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는 먼저 정상에서 금원산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즐기며 걷던 중, 금원산과 사평마을로 갈라지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사평마을 방향으로 길을 틀어 돌길을 따라 계속 내려갔다. 돌길을 내려가 임도를 만났고 임도에서 다시 돌계단으로 내려간다. 계곡에서 사평마을로 이어지는 구간에 접어들었지만, 안내 표시가 부족해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산악회에서 걸어놓은 리본에 의지해야 했으며, 험한 길이 낙엽으로 덮여 있어 발을 잘못 디디기 일쑤였다. 긴장을 놓지 않고 조심스럽게 걸어 결국 사평마을에 도착했지만, 등산로 정비가 필요해 보였다. 특히 이 구간은 아름다운 계곡을 끼고 있어 여름철 많은 등산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   오후 3시쯤 힘든 하산길을 마치고 용추사와 용추폭포를 들렀다. 오를 때는 땀에 젖었지만, 하산 후에는 서늘한 날씨가 느껴졌다. 용추폭포가 그 서늘한 분위기를 더했다. 기백산은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산으로, 비교적 수월한 산행이 가능하다. 특히 계곡이 아름다워 여름철 산행지로 적합하다는 인상을 준다. 다만, 계곡에서 사평마을로 이어지는 구간처럼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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