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에서 75년 만에 희귀조류인 뿔호반새가 관찰됐다. 생태사진가 최상두(수달친구들 대표) 대표가 지난 11월26일 수달 촬영 중 발견한 이 뿔호반새는 전문가 감정을 통해 확인되며, 국내에서 1949년 이후 공식적으로 처음 기록됐다.
뿔호반새는 몸길이 약 38cm로, 물총새과 중 가장 큰 조류로 알려져 있다. 주로 산간 계곡이나 호숫가에서 서식하며, 물고기를 먹고 하천가 흙 벼랑에 둥지를 짓는 특성이 있다. 경계심이 강해 관찰이 어려운 이 종은 우리나라에서 8회의 채집 기록과 몇 차례 비공식 관찰 기록만 남아 있을 정도로 희귀하다.
이번에 발견된 뿔호반새는 지리산 자락의 한 하천에서 관찰됐다. 이곳은 수달, 호사비오리, 멸종위기 어류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그러나 하천 준설, 축산 폐수 방류 등 무분별한 인간 활동으로 인해 생태계 훼손과 오염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지리산 일대 수계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박진영 박사는 “뿔호반새의 출현은 지리산 하천이 여전히 우수한 생태 환경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환경을 보전하려는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상두 대표는 “이번 발견이 지리산 하천 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하천 훼손 중단과 오염 저감 대책 시행을 촉구했다. 생물이 사라지면 인간도 살 수 없다는 경고 속에서 지리산 자락의 아름다운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 조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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