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군청 구내식당이 누이센터 건립을 이유로 잠정 폐쇄되자, 군은 대안으로 농업기술센터 식당을 이용하도록 결정했다. 2년 가까운 공사기간 군청에서 2km나 떨어진 농업기술센터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공무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실효성 없는 대안과 사전 논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공무원 A씨는 “오래전부터 구내식당 폐쇄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음에도 다른 대안 없이 농업기술센터 식당으로 정해진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최소한의 식사 복지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복지에 대해 논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본지는 지난 2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군청 구내식당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2월22일자 기사에서는 “구내식당이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6월10일자에서는 “구내식당 문제 해결 없이 4개월이 흘렀다”는 내용으로 보도했다. 당시 군은 내부 논의를 거쳐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뚜렷한 대책 없이 공무원들 사이에 떠돌던 소문이 현실이 됐다.
현재 함양군 공무원 수는 약 650명이며, 그 중 군청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300여 명에 이른다. 일일 평균 170~200명의 공무원이 군청 구내식당을 이용해 왔으나, 이들 모두가 농업기술센터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이 부족하다는 것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인 대형 버스 한 대의 수용 인원이 45명임을 감안할 때, 200명의 인원을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최소 3대의 버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군은 25인승 버스 한 대만을 투입할 계획이라 효율적인 이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내식당과 관련해 함양군과 공무원 노조는 각각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군의 설문조사는 행정 시스템을 통해 진행되었고, 외부 식당을 계약하여 임시로 이용하자는 응답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농업기술센터 식당 이용이 확정된 것이다.
더불어 농업기술센터 식당 이용에 대한 불만이 없는 고위직 공무원들은 애초에 구내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외부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은 하위직 공무원들은 구내식당 이용이 중요한 식사 복지로 자리 잡고 있어, 이러한 결정에 더욱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공무원 B씨는 “당연히 높은 직급 공무원들은 크게 아쉬울 것이 없으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며 “현재도 농업기술센터 내부 공사로 인해 이용하지 못하고 있고, 차후 이용이 가능해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관계자는 “담당 부서가 직원들의 입장을 잘 듣지 않고 있다”며 “외부 식당 이용, 산림녹지과 1층을 리모델링해 식당으로 사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지만 긍정적인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는 모든 직원들이 동일한 의견을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내식당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구내식당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예산 사정으로 인해 강경하게 고려하지 못한 부분은 있다. 군수님께서도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셨고 농업기술센터 식당 이용에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할 것을 담당 부서에 당부했다. 또한 6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내 식당을 이용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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