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가을 공기를 느낄 때, 어느새 반팔 옷보다는 긴팔 옷을 자연스럽게 꺼내 입는 나를 볼 때면 ‘2024년의 끝자락이 다가오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아쉬움을 느낀다. 그리고는 내 사람들에게 마음속으로 묻곤 한다. ‘이번 한 해 동안 나는 너에게 어떤 의미였니?’ 어쩌면 세상에서 그 의미를 가장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 ‘의미’라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너에게 난 어떤 의미이며, 너는 나에게 어떤 의미이기에 우리는 우리가 세상에 머무는 찰나의 시간 속에서 함께 웃고 행복해하는 걸까.
나는 나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 그리고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의미있는 사람을 떠올릴 때 내가 없을까봐, 나는 그들에게 충분히 좋은 사람이 아니었을까봐 무서움을 느끼기기도 한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 너무나 큰 가치를 갖지만, 가끔씩은 사회에게 우리의 존재의 이유를 증명해야 할 것만 같은 압박감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는 스스로 주변에 있는 것들에게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좋아하는 볼펜에, 즐겨 입는 옷에, 가을의 청명한 하늘에. 그리고 조금은 울퉁불퉁한 이 길을 함께 걸어주는 내 사람들에게. 나의 가치를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게 두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일이 있을까? 연말에는 자신의 ‘의미’들에게 너는 나에게 큰 가치가 되어주고 있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이 글은 이번 년도 학생기자로서 쓰는 마지막 글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 것은 원래도 좋아했지만, 내 글을 다른 사람이 읽는 것 또한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 해동안 나의 글이 가치있도록 만들어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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