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운전자의 조수석에 앉아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은 참으로 복잡합니다. 속으로는 운전하는 이가 실수 없이 목적지까지 잘 가기를 바라지만, 차분한 척하며 필요할 때만 조언을 해야 합니다. 야단보다 칭찬을 받은 운전자가 더 잘 배운답니다. 그러나 마음속 한편으로는 불안이 자리 잡습니다. 만약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혹은 옆에서 보고만 있어야 하는 무기력함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최근 작은아들이 함떡 카페를 준비하는 것을 지켜보며 느끼는 감정이 딱 이와 같았습니다.
7월에 큰 결심을 하고 비싼 임대료를 내며 가게를 얻었습니다. 인테리어도 훌륭히 마쳤고, 외양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카페가 완성되었습니다. 마치 외형은 잘 갖춘 새 차를 끌고 도로에 나섰지만, 운전자의 실력이 부족한 초보 운전처럼 인테리어라는 외양은 잘 갖춰졌지만, 정작 그 안에서 제공해야 할 핵심적인 떡을 만드는 기술이 따라오지 않으니, 공허함이 밀려왔습니다. 사실 함양 산삼삼 축제 기간 동안 이틀에 걸쳐 시식회를 지켜볼 때는 모든 것이 잘 풀릴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떡을 맛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작은아들의 성공이 이제 눈앞에 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아직 떡을 제대로 만들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 모든 것이 진행되었습니다.
레시피를 보며 떡을 만드는 데 실패한 뒤 기술 지도를 받으러 박기태 명장에게 가서 배우고 와서도 또다시 재료를 아깝게 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떡이 곧 카페의 핵심이자 심장인데, 그 심장이 아직 뛰지 못하고 있으니 마음속의 불안은 커져만 갔습니다. 초보 운전자가 도로 위에서 느끼는 불안감처럼, 작은아들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겠지만, 이런 실수들이 계속되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현실적인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이미 투자가 많이 되었습니다. 비싼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장비와 재료까지 모든 것이 준비되었지만, 정작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먼저 투자를 했어야 했습니다. 마치 멋진 외관의 집을 짓고, 내부 인테리어도 모두 끝냈지만, 정작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아무것도 없는 빈집처럼 느껴집니다. 떡은 이 사업의 본질입니다. 외부는 잘 꾸며졌지만, 본질이 없는 상태에서는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아들은 가장 중요한 본질을 놓친 것입니다. 함떡이 레시피를 보고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은 정말 유감스런 일입니다.
처음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실수도 많지만, 연습을 통해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도로 연수를 받지 못한 초보 운전자가 결국 도로 위에서 경험을 쌓고 차츰 실력을 늘리듯이, 우리 아들도 사업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더 나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매일같이 실감합니다. 아버지로서 옆에서 조언하고 도와주고 싶지만, 결국 운전대는 작은아들이 잡고 있습니다. 그가 얼마나 더 노력하고, 이 과정을 통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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