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부터 시작된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하여 온 나라가 의료혼란에 빠지고 있다. 심지어는 의료체계의 붕괴라는 말까지 회자되는 현실을 쳐다보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넘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의사는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터 한가운데서도 환자를 살펴야 하고 부모를 죽인 원수가 환자로 눈앞에 누워있을 때도 그 사람이 환자라면 그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에서 보이는 의사들은 필자의 눈에는 지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된 잡부들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떤 이유로건 의사가 자의로 의료 현장 환자의 곁을 떠난다는 것은 합리화 될 수 없다.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유명무실해지는 순간 의사의 존재도 유명무실해지는 것이다.
몇 십 년 전으로만 돌아가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지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세계에서도 당당한 의료선진국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간호법 제정 당시에도 의사의 전문적이고 고유한 영역을 존중해야한다는 신념으로 간호법제정에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작금의 행태들을 보면 차라리 간호법이 제정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물론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정책의 내용에 있어서 의사협회에서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들도 일부 수긍이 된다. 그래도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의료현장을 내팽개치는 것은 의사가 의사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이 아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간호사들을 통한 대체진료와 외국에서 의사선생님을 모셔와서라도 국민의 의료와 건강권을 지켜야한다.
평양감사도 자기하기 싫으면 그만인데 의사가 의사하기 싫다는데 다른 방법이 없다. 끊임없는 대화와 설득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행위들은 하지 않고 국민들을 그것도 위중한 환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자들은 의사로서 뿐 만 아니라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도 함량미달이라 생각한다. 그런 자들에게는 앞으로도 고귀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최전방의 막중한 사명을 맡길 수 없다. 모두가 염려했던 이번 추석이 의료대란의 정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피해 갔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도 안심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 큰 혼란이 오기 전에 정부는 옥석을 구별하여 대체자원을 찾는 등 지금보다 더한 강력한 의료개혁정책을 추가해서라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언젠가 한번은 겪어야 하는 고통이라면 우리세대에서 그리고 이왕 시작한 김에 미래 국민의 의료행복 추구를 위해 금번 의료개혁을 보완과 수정을 해 가되 멈추지 말고 추진해 갈 것을 촉구한다. 이러한 혼란의 시기에 사명감과 자괴감의 양가감정으로 몸과 마음이 죽을 만큼 힘들어 하시면서도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계시는 모든 의사선생님들에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의사선생님들에 대한 존경함과 감사함을 전하며 의사선생님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한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