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은 2023년 환경교육특구로 지정되면서 함양교육청 주관으로 ‘궁금해? 함양 산·들·강!’ 생태환경 프로그램 운영 및 ‘토종씨앗 연구회’와 함께하는 텃밭 가꾸기(생태텃밭수업)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이 4년 전부터 힘을 실어 온 ‘환경교육특구’는 환경교육을 통해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생태시민을 양성한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그중 학생들이 일 년간 농부가 되어 식물을 심고 가꿔보는 ‘생태텃밭수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 위림초등학교, 유림초등학교 두 곳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1학기에는 아이들이 직접 밭의 모양을 디자인해 고랑과 두둑을 만들어 보고 심고 싶은 작물들을 심었다. 아이들에게도 친근한 작물인 토마토, 가지, 고추, 옥수수와 다소 낯선 작물인 단수수, 토종콩, 골호박, 흰가지, 바질 등을 다양하게 심어보며 텃밭을 조화롭게 꾸며보았다. 수확 시기엔 감자를 삶아먹기도 하고 텃밭에서 딴 허브, 채소를 올려 피자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생태텃밭이라 비닐을 쓰지 않고 (대신 코코피트, 톱밥, 종이롤로 멀칭함) 제초제, 토양살충제, 농약도 치지 않아서 사람의 손을 더 필요로 하는 텃밭이지만 그 속에서 자라는 작물들은 생명력이 넘친다. 이 모든 과정을 아이들이 일 년 동안 풀도 매고 땀도 흘리면서 생명을 키워내는 일을 온전히 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수업의 목적이다. 9월 5일 유림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학기 생태텃밭 수업이 시작되었다. 가을 노래를 함께 부르며 바뀐 계절의 감각을 느껴보고 간식 시간엔 토종쥐이빨옥수수를 튀겨 팝콘을 만들어 먹었다. 기름, 소금, 설탕도 없이 오로지 옥수수 자체의 고소함을 느껴보며 신기해하는 아이들이다. 더불어 한여름 내 자랐던 먹골참외, 방울토마토, 오이도 배부르게 먹고 가을작물을 심기 위해 그 자리를 깨끗이 정리해 준다. 함양토종씨앗연구회에서 준비해 간 토종배추, 무, 상추 모종을 심어보며 가을밭이 어떻게 변화할지 아이들과 상상해 보았다. 작은 텃밭이지만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참 다양하다. 생명을 키워내고 돌보며 거기서 나온 먹거리를 감사히 먹는 일, 지주대 세우기와 곤충호텔 제작을 통해 손작업 능력을 키우는 일, 다양한 작물들의 각기 다른 모양, 색깔, 맛, 향을 보며 자연 속에서 감각을 되살리고 텃밭에 살아가는 곤충들을 관찰하며 건강한 생태계를 배워간다. 텃밭에서 작물도, 아이들도 쑥쑥 자라나는 중이다. 심영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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