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인 10살 기억으론 일 년에 옷을 장만할 수 있는 날은 추석과 설날이었다. 물론 신발도 이 때 장만했다. 명절엔 여러 친척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손님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만 3년간 미얀마(버마)에서 살면서 괜히 슬퍼지는 날이 바로 명절이었다. 내 조국 대한민국, 내 고향(부산 구포)이 생각이 났다. ‘어려울 땐 역시 가족이다’라는 말이 있다. 사실 올해 환갑인 필자는 명절이 크게 기쁘지도 않고 그냥 그렇다. 그런데 추석과 설날이 사라지고 없는 것이 좋겠는가? 있는 것이 좋겠는가는 질문에는 추석과 설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1년에 1~2번 살아계신 모친(어머님)을 뵈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나 나이가 들어가고 환갑이 되어도 어머니는 언제나 편하고 따뜻하다. 나를 있는 그대로 잘 이해해주고 마음으로 안아주고 진심으로 축복해주는 몇 사람 안 되는 사람 중에 어머니, 아내, 형제자매 그리고 친한 친분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생각난다. 이번 추석에는 어머님을 모시고 있는 누님 가정에서 여동생 가족과 누님 가족, 또 서울에 있는 딸과 함께 만날 예정이다. 오고가는 교통편으로 피곤하고 힘든 것은 있지만 내 부모, 내 형제, 내 자녀, 내 가족을 만난다는 것은 그래도 설렘이 있다. 앞으로 추석과 설날과 같은 명절이 존재할지 사라질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거동할 수 있다면 추석과 설날은 가족들이 모처럼 만나 음식을 나누고 얼굴도 한 번 쳐다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가 내가 살고 있는 일상으로 돌아오고 싶다. 나는 추석이 좋다. 따뜻한 가족애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사람 사는 냄새를 맡게 해 주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복된 추석이 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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