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려서부터 인내심이 부족한 아이였다. 성격이 급하고 원하는 일이 속전속결로 진행이 되지 않으면 속이 답답해지곤 했다. 그래서 동영상은 기본으로 1.5배속을 돌려서 보는 게 일상이었고 말도 빠르게 해 친구들이 잘 못 알아듣기 일쑤였다. 일이 지체되는 것을 워낙 피하다 보니 점점 내가 끈기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는데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자 불안했다. 그때의 나는 끈기가 나에게 있어 가장 어렵고 거대한 존재라고 결정짓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나에게 육상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비록 육상선수는 아니었지만 호기심과 더불어 ‘육상’ 이라는 것을 나도 해볼 수 있다는 것에 혹해 나는 친구와 함께 신청하기로 했다. 원반던지기, 계주, 투포환, 멀리 뛰기 등 많은 종목이 있었지만 모두 실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기에 고민하던 찰나, 800M 달리기 종목이 눈에 띄었다. 이 종목은 공설운동장을 돌며 800M를 달리는데 신청자가 극히 드문 종목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종목을 선택하고 하나의 목표까지 세우게 되었다. ‘꼭 완주하여 나의 끈기를 키울 것’   끈기와 체력은 다른 종류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나는 결국 체력이 끈기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다 보면 결국 종점에 다다를 것이고 나는 나의 한계를 넘어설 것이다. 평소에 줄넘기 300개도 힘겨워하고 달리는 것도 썩 좋아하진 않던 내가 다른 학생들도 피하는 저 종목을 완주하면 나는 원하고 원하던 끈기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하였다. 결국 나는 육상대회에서 800M 달리기를 완주하며 3등을 했다. 총 4명의 선수가 있었는데 1명의 부재가 있어서 나는 꼴등을 한 셈이나 마찬가지지만 나는 내가 3등을 했다는 것이 아닌 완주를 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기에 너무나도 뿌듯했다. 그 날 이후로 나는 내 입으로 끈기가 없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듬해에 1500M 달리기를 나가 또 다시 완주했다. 앞으로 고된 노력과 인내심으로 기다려야 할 일은 계속 생길 것이고 나는 기다리고 기다리며 그 일을 해낼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도 타인의 조언이나 선택이 아닌 자신의 노력과 도전으로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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