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냄새를 맡았을 때, 잊어버린 줄만 알았던 추억이 다시금 떠오른 적이 있지 않나요? 예전에 한동안 썼던 핸드크림 향, 이사 왔을 때 나던 새 가구 냄새처럼, 냄새와 함께 기억된 기억들은 어쩌면 사진이나 동영상보다도 더 그 당시의 분위기, 감정들까지 잘 떠오르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냄새는 다른 감각들보다 기억을 일깨워주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혀진 바가 있습니다. 또한, 시각이나 청각은 기억을 주로 단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반면에 후각을 통한 기억은 장기기억으로 저장되는데다 추억이 주는 감정적 느낌을 다른 감각에 비해 훨씬 더 잘 전달할 수 있다고 하죠. 이러한 현상을 ‘프루스트 효과’ 라고 합니다. 이 이름은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 주인공 마르셀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 향을 맡고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프루스트 효과로 추억을 더 선명히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을 겨냥한 ‘냄새 키트’ 등의 상품들도 존재합니다. 저도 여행을 갔을 때 이 프루스트 효과로 순간을 추억하고 싶어 입국 첫날 시내에서 산 향수를 여행하는 동안 뿌리고 다녔는데요, 덕분에 지금도 그 향수의 향을 맡으면 그때의 설렘, 가족들과의 추억, 그곳의 공기까지 다시금 느낄 수 있습니다. 냄새는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가, 무슨 일이 있었는가 처럼 ‘정확한 기억’을 떠올리는데 시청각보다는 효율적이지 못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냄새를 통한 기억은 ‘그 기억을 경험할 때 느꼈던 감정, 감성’ 들을 잘 전달해 줍니다. 즉, 그냥 보는 것으로서는 담을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을 담아 주는 것이죠. 어쩌면 모두가 똑같이 보고 들은 것보다 나만이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더 가치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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