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날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장마가 찾아왔습니다. 저희집은 장마철이 되면 냉장고 한 켠에 전 반죽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요. 비가 오면 왠지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전 반죽이 떠올라 식구들과 모여 같이 전을 먹곤 합니다. 그때마다 아빠는 전을 드시며 “비 오는 날엔 전이지~” 라고 말하십니다. 그럼 저는 아빠께 “아빠! 비 오는 날에는 왜 전이야?”라고 물으면 아빠는 “비 오는 날에는 전이 더 맛있어~” 라고 말해주셨습니다.
그러자 저는 문뜩 비 오는 날에는 전이 더 맛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비 오는 날에는 전이 더 맛있을까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가설은 비가 오는 소리가 전을 부치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전이 기름에 튀겨지는 소리와 비가 내려 바닥을 치는 소리는 진폭이나 주파수가 비슷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비가 오는 소리와 전을 부치는 소리가 파장이 일치해서 더 끌린다고 합니다.
두 번째 가설은 비가 오면 기온이 떨어져 몸의 체온도 떨어지는데요, 몸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복을 더 느끼게 되고, 기름기 있는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가설은 비가 오면 습도가 높아지고 일조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우울해집니다. 그래서 전뿐만 아니라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많이 찾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밀가루에는 단백질이 있는데, 단백질의 주성분인 아미노산과 비타민B는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을 구성하는 물질이며, 세로토닌은 우울증과 관련된 물질입니다. 비타민B를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의 탄수화물 대사가 높아져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비 오는 날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우울한 기분을 풀어주고 몸의 열기를 식혀줍니다.
장마철이라 비가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요즘에 맛있는 전을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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