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들의 소비재 구매 방식이 온라인 쇼핑몰로 더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 방문과 대면 접촉이 줄어들고 쿠팡의 당일 배송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쇼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쇼핑몰을 여는 순간이 곧 장날이 되고, 장 보는 시간이 된다. 국내 시장에서 미국의 쿠팡, 중국의 알리와 테무, 그리고 국내 몰인 G마켓과 네이버 쇼핑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서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20여 년 이상 소비자들을 교육하고 마케팅 노하우를 축적한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거대 자본을 가진 기업들이 불도저처럼 등장하여 자본 우위를 이용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결국 일정 시점이 지나면 소비자들은 새로운 방식에 길들려 져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근대 협동조합의 초기 설립 시기에도 있었다. 버터 제조 자본가들은 우유를 농가 요구 가격보다 높게 사들여 우유 출하 의존도를 높였다. 결국 자본가들은 우유 판매망을 독점하게 되었고, 이후 가격을 크게 인하해도 농가들은 대체 공급처가 없어 싼값에 우유를 공급할 수밖에 없었다. 1878년 이후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과 아일랜드에서는 버터 가공협동조합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1807년도에 농노제를 폐지한다는 칙령을 발표하였다. 농노제의 폐지는 자영농의 등장과 잉여농산물의 시장 출하를 촉진해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상업농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농업기술의 발달과 상업농의 등장은 농업생산성을 향상시켰지만 자본 부족으로 인해 상인으로부터 고리대금을 빌릴 수밖에 없게 되면서 생산 증대와 곡물 가격 이익이 고스란히 자본가에게 넘어가자,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신용협동조합이 독일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계기가 되었다. 1852년 10명의 목공과 제화공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도시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하였고, 농촌에서는 농촌 고리채 해소와 비료, 농약, 종자 구입자금의 조달을 위하여 1862년 농촌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다. 이것이 오늘날 농업협동조합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1만 4천개 이상의 신용협동조합은 자본가의 고리채로부터 도시와 농촌에서 생존 기반 조성에 선순환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덴마크에서는 1814년에 의무교육이 시작되었고 1849년 민주적 선거권이 보장될 만큼 정치적으로 안정된 나라였다. 이러한 경제적, 사회적 우호적인 관계에서 영국을 방문하여 로치데일 협동조합을 배워, 1866년에 최초의 소비자 협동조합을 설립하였다. 덴마크의 농업인들은 모든 경제 활동을 협동조합과 함께하여 농업인에 의한 협동조합 공화국이 되었는데 “마니키”는 1960년대에 저술한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농민들은 그들이 원하면 신용협동조합에서 담보대출을 받았고, 전력공급협동조합을 통해 자신의 농장에 전력을 공급받았으며, 낙농협동조합이나 판매협동조합을 통해 우유, 돼지, 계란 등을 판매했다. 그리고 마을의 구매협동조합에서 종자, 사료, 비료뿐만 아니라 생활용품을 구매하였다. 농업인들은 보건협동조합과 협동조합 보험회사를 통해 질병과 사망에 대비할 수 있었고, 농장에서 얻은 수익을 신용협동조합에 예치하였다”
자본과 기술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켜내는 방법이 협동조합에 있음을 과거의 사례로부터 지혜를 얻었으면 한다. 협동조합은 경제적 자립과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다음 편에는 국내 협동조합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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