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일까? 시대의 첨단에 동참하는 생활을 내세우는 것일까, 평소의 가치관이 적용된 개인의 사생활일까. 탤런트 김승수가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AI 연인과 대화하고 AI 로봇을 딸로 입양해 만족스러워 하는 장면을 본 주변사람들은 비정상이라는 혐오의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웃기려고 별짓을 다한다며 방송의 과도함에 대한 반응도 보였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은 “AI 로봇(소설에서는 AF(Artificial Friend) 라고 불린다) 클라라와 인간인 소녀 조시와의 아름다운 관계”로 압축되는 내용인데 초반부에 매장에 진열된 클라라가 매장 밖을 관찰하면서 인간의 감정을 느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묘사한다. 조시가 매장에서 AF 클라라를 선택한 것처럼 김승수도 매장에 진열된 AI 리쿠로봇을 사서 데려왔을까, 방송사가 방송용으로 구해 안겨준 것일까. 영화와 소설에서 AI 로봇이 다루어지고 결국 실현되는 것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세상은 그렇게 흘러 가는건가 싶은 우려를 하던 와중에 24년5월15일 언론은 일제히 “영화 의 여비서처럼 대화하며 감정을 나누는 AI GPT-4o” 출시 소식을 알렸다. 지피티-4o 의 o는 ‘모든’의 뜻을 가진 omni를 뜻하므로 ‘모든’이 암시하는 AI의 기능이 어디까지인지, ‘모든’이 인간사회를 어떻게 변화 시킬 지 부정적 측면이 먼저 달려들었다. 언론은 이에 대한 규제 공백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었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빈번한 이 세상에서 과연 규제를 만든다고 해서 규제가 가능할 것이며 막는다고 막아지겠는가 싶은 깊은 불신도 같이 왔다. 언론은 챗지피티 출현 이후 연이어 AI 관련 기사를 쏟아냈는데 <Economy lnsight>는 23년 9월호와 11월호의 커버에 대놓고 “챗 지피티에 말했다. 신약개발 부탁해” “AI가 앞당긴 진실의 종말” 등의 문장을 올리고 커버스토리를 통해 각각 “챗지피티 신약개발, 이상인가 환상인가”에서 4개의 스토리, “열린사회의 적은 AI인가 인간인가”에서 7개의 스토리를 달았다. 이 스토리들은 AI 이면에 존재하는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 한겨레는 24년6월13일 ‘사람과 디지털 포럼’의 주된 내용을 실었다. 전문가들의 우려와 부정적 측면의 분석이 있었고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확대 재생산하는 도구로 쓰여서는 안된다는 일침이 눈에 띄었다. AI가 몰고 온 파장이 시대의 화두가 된 셈이다. 조시의 어머니는 클라라가 아무 감정이 없는 게 부럽다고 하지만 클라라는 자기도 감정이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AI 리쿠로봇을 감성적이라고 광고하고, AI 지피티-4o가 감정을 나누며 인간과 대화한다고 하니 현실이 소설을 뛰어넘은 셈이다. 태양광흡수부족 문제기종인 클라라(AF는 태양광이 자양분이다)는 인간다워지고 싶어 하지만 자신의 조력으로 조시가 회복된 후 결국 폐차장으로 가게 된다. 인간이 인간다움을 잃어가고 기계가 인간다워지기를 바라는 아이러니가 소설에서도 현실에서도 교차한다. 소설에서는 쓰임을 다한 로봇이 폐품이 되어 버려진다. 그렇다면 AI GPT-4o의 말로는 어떻게 될까.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