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몇 개의 초등학교를 비롯해서 중학교에 강의를 하고 있는데 며칠 전에는 한 도서관에서도 강의요청이 들어왔다. 나를 아는 분이 소개를 했다며 성인을 대상으로 8주 과정의 강의를 해달라는 것이다. 할 수 있는 파트가 이러이러한 것이라고 했더니 내가 하고 싶은 내용으로 하면 된다고 해서 스피치와 문학장르를 통한 낭독의 즐거움, 두 가지 강의 계획안을 짜서 보냈다. 이대로 간다면 나의 희망 사항 대로 많은 강의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어제 모처럼 만학도로서 대학원을 다니는 친한 선생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다. 안부를 비롯해서 문학에 대한 이야기며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평소에 강의를 하고 싶다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나서 강의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예상 외의 대답이 들려왔다. “내가 말하는 게 좀 그래서 망설여지네요.” 하기야 지난 번 한 행사 때 마이크를 잡고 무대 앞으로 나와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주춤거리고 말소리가 작아지면서 불안증세를 보였던 모습이 스쳐갔다. 둘이서 통화를 하거나 얼굴 보고 얘기할 때는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인데. 그것도 재미가 있으면서 논리적이고 조리 있게 말이다. 그래서 선생님은 꼭 교수가 꼭 되어야 할 사람이라고 말하곤 했던 사람이다. 안타까운 마음을 살째기 누르며 무대에 자주 서보면 충분히 좋아질 것이라 말해주었다. 발표불안·무대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발표불안은 대중 앞에서 말을 할 때 떨려서 말을 잘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온몸이 경직되거나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 생각이 안 나거나 목소리 톤이 높아지거나 떨리고 말이 빨라지기도 하며 눈이나 손이 깜빡거리거나 청중을 보지 못하는 경우 등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사실 발표불안은 누구에게나 있다. 강단에서 많은 강의를 하고 무대에서 수십 번 행사 진행을 해온 나도 새로운 무대에 설 때는 떨린다. 그리고 공중파 방송의 여러 아나운서도 떨린다고 고백하고 그들의 저서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발표불안·무대공포증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내가 해야 하는 스피치의 결과가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거나 성공여부가 불확실 할 때 커진다. 그리고 대중 앞에 서본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 제대로 연습하지 않았을 경우, 소심한 성격 등을 들 수가 있다. 일단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대 경험을 많이 쌓아보자. 한 번 두 번 하다 보면 성공을 통해서도 배우고 실패를 통해서도 배워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자신감이 붙는다. 미리 말할 내용을 써서 실제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며 연습하고 연습하고 스스로가 만족할 때까지 연습하라. 평소에 여러 사람과 어울려서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없애고 적극적이고 밝은 마음으로 변화시키자. 잠자기 전이나 일어나서 자기암시로 “나는 적극인 성격이며 실전에서 잘할 수 있어”라며 자기암시를 하라. 무대에 서기 전에 다시금 잘하는 모습을 그리며 기뻐해 보라. 분명히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으로 말을 하는 순간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가장 쉽고 강력한 방법 한 가지는 ‘말의 에너지를 앞으로 쏘는’ 것! 일명 ‘아웃 고잉’이라고 하는 방법이다. 내가 평소에 써먹는 떨릴 때 더 큰소리로 말하거나 제스처를 좀 더 크게 하고 더 자신감 있는 것처럼 하는 방법과 같다고 할까. 청중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는 것. 다시 말해서 달리기나 수영을 할 때 준비자세를 취하는 것처럼 몸의 중심을 앞으로 숙여 청중에게 다가가게 하는 것이다. 몸을 앞쪽으로 취하면 안정감이 생기고, 말의 에너지가 앞으로 나가면서 청중은 내 에너지를 느끼게 된다. 앞으로 앞으로, 청중에게로 청중에게로! 스피치의 기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