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정원의 테마는 말러의 5번 교향곡으로 정했습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구요? 저녁 먹고 소파에 기대어 TV 클래식을 들으면 거의 코를 골게 되는데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안드리스 넬손스가 말러 5번 교향곡 지휘해서 졸지 않고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답니다. 나도 우리 집 장미들의 지휘자가 되어 흠흠...... 장미는 3년차가 되어야 제대로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재작년 장미 바람이 불었는데 3년차가 되는 올 봄 잘 자란 다양한 장미들이 오케스트라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영국 오스틴 장미 스트로베리 힐, 레이디 오브 샬롯, 벤자민 브리턴 같은 덩굴들은 앞마당에서도 볕이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향기도 좋은 스트로베리 힐(호른)은 세 그루나 되는데 앞마당 펜스를 타고 있고 레이디 오브 샬롯(플룻)도 네 그루가 담장 화단에 자리 잡았습니다. 벤자민 브리턴(콘트라베이스)은 미국 덩굴장미 뉴돈(바순)과 함께 텃밭 돌담을 덮었습니다. 덩굴장미 에버골드(트럼펫)와 문라이트(오보에)는 향기로운 황금색 사운드가 눈부신 연주자입니다. 역시 덩굴성 로얄바카라(바이올린)는 목재 트랠리스의 한쪽을 완전히 장악하여 올해도 백만송이 핑크 송이를 켤 것입니다. 하루가제( 제1바이올린, 악장)는 일본 덩굴장미인데 텃밭 아래 큰 축대를 거의 덮을 정도로 거대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로얄바카라와 하루가제는 사계장미가 아닌 한철 연주자지만 봄 내내 풍성하게 피고지기를 반복해서 하나도 아쉽지 않은데 에덴로즈85(오보에)와 함께 심장 떨리는 아다지에토를 연주할 것입니다. 말러의 5번 교향곡은 전작 2,3,4번과 달리 성악이 들어가지 않는 온전한 오케스트라 음악입니다. 5번 교향곡은 부인이 된 알마를 만난 시기에 작곡하여 연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쓴 아다지에토(말러를 소개할 때 배경 음악으로 잘 연주되는)를 4악장에 넣었답니다. 하루가제와 로얄바카라가 최고의 아다지에토를 연주해줄 것입니다. 정원 한가운데 있는 아치에 밧세바(바이올린)와 라이온스 로즈(비올라)가 있는데 아치 아래에 지휘자의 소박한 단상이 있습니다. 펜스를 따라 자리 잡은 스트로베리 힐(호른), 에덴로즈85(트럼본), 로소만 자농(클라리넷), 로알드 달(제2 바이올린), 사일러스 마너(플루트), 올리비아 로즈 오스틴(플루트). 크리스티나(플루트), 독일 연주자 케브리더 그림(튜바), 골든 셀레브레이션(트럼펫)등등 그리고 바이올린 연주자는 너무 많아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모두 95명의 단원으로 이루어진 정규 심포니 오케스트라임을 밝힙니다. 특별 단원으로 접시꽃(심벌즈), 비올라(비올라)를 섭외하고 큰꽃으아리에게 하프를 맡겨야 겠습니다. 유월 초순에 서울에 사는 친구들이 놀러오기로 해서 그날도 공연을 하려고 하는데 그날까지 단원들이 유감스런 단체행동 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날씨도 순금처럼 좋기를 기대해봅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