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어떤 존재일까? ‘어린아이와 술 취한 사람은 바른 말만 한다’ 던가 ‘어린아이 우물가에 둔 것 같다’, 혹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등 다양한 속담을 통해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공유하는 어린이관을 엿볼 수 있다. 속담에서 어린이는 순수하기도 하고 단순하기도 하고, 미숙하고 위태로운 존재로 돌봄이나 사회화가 필요한 존재로 비춰지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는 어린이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어른들은 자신의 어린이 시절을 떠올리며 초등학생 어린이를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로 쉽게 보기도 하고, 책임져야만 하는 미완성된 존재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어른의 기준일 뿐이다. 의외로 어린이는 그들만의 규칙과 사회가 있고,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어린이는 지금 함양의 학교에서 행복할까? 본지 주간함양은 102회 어린이날을 맞아 열리는 함양어린이잔치한마당을 기념하여 어린이들의 진심을 들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3학년 안의초등학교 이채준 어린이“제 이름은 이채준이고 나이는 3학년. 그냥 일반적인 개구쟁이에요” 안의초등학교의 이채준 어린이는 꽤나 시니컬하다. 세상을 보는 눈이 또래 학생들과는 조금 다르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제가 감사하죠” 인사하는 것까지! 이채준 어린이 이야기를 담아봤다.[오늘 아침은 어땠어요?] 음 보통 같았으면 7시 20분이 아니라 30분부터 일어났어야 했는데 10분부터 일어나버리니까 평범한 스타트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평소에도 30분이나 20분에 일어나요. 빨리 가야하니까요. 저는 일찍 챙기는데 누나는 매번 늦게 챙겨요. 그래서 엄마랑 할머니한테 계속 혼나요.   [채준 학생은 일찍 챙겨요?] 그래도 중간에 늦게 일어날 때가 있어요. 막 7시 40분에 일어나면 저도 모르게 짜증이 나버려요.   [채준 학생은 어린이예요?] 네 당연하죠. 아직 저학년이니까요.   [그럼 4학년은요?] 4학년부터는 아니지 않을까요?   [4학년부터는 고학년이라서요?] 그리고 중학생부터는 어른이 되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학교는 재밌어요?] 많이 재밌어요. 근데 요즘 많이 다투는 친구가 있어서 힘들긴 해요. 공부도 재밌어요. 특히 수학이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공부는 다 재밌어요. 영어 빼고요. 영어는 안 좋은 기억이 있어요. [어린이날 좋아해요?] 아니요. 딱히 별 생각 없어요. 학교를 안 가고 선물을 받긴 하지만 저는 별 생각 없어요. 어차피 이제는 선물 바라는 것도 없어요. 집에 레고 컬렉션이 겁나게 많긴 해요. 그렇게 많으니까 또 가지고 싶은 게 없더라고요.   [집에 레고가 많아요?] 솔직히 말하면은 제가 막 레고를 다 사거든요. 미국에서 사든 태국에서 사든. 아무튼 막 이렇게 사면서 제가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부숴서 걔를 제 스타일로 고쳐요. 그렇게 노는 편이에요.   [그러면 레고는 더 안 살 거예요?] 사실 요즘 재료가 좀 부족해요. 그래가지고 레고 뭔가 좀 멋이 떨어지고 그래서 싼 걸로 하나 구입해가지고 재료로 쓰고 싶어요. [어린이날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요. 또 학교를 안 가다 보니까 애들을 만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아는 친구 이승민이라고 이승민이 진짜 가까운 친구거든요. 그 친구가 핸드폰이 좀 있으면 생긴대요. 근데 아직 없어요. 그래가지고 아직 통화를 못해요. 제가 좀 전에 좀 다툰다는 친구 있죠. 걔가 이름이 신윤우거든요. 윤우도 가까운 친구예요. 걔는 핸드폰이 있어가지고 함께 놀거나 게임을 할 수 있어요. 저는 어린이날에도 학교를 왔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친구들과 재밌게 놀 수 있잖아요. 아 말하다보니까 갖고 싶은 게 생각났어요.   [뭔데요?]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굿즈가 나왔거든요. 리 레볼루션이라고.   [부모님이랑은 친해요?] 너무 친하죠. 너무 너무 친해요. 너무 심하게 친해서 탈이죠. 부모님과 누나가 너무 너무 심하게 친해가지고 계속 장난을 쳐요.   [가끔 장난을 치는구나] 가끔이 아니라 많이요. 밥 먹을 때도, 밥 안 먹을 때도, 놀 때도, 공부할 때도 진짜 엄청 시끌벅적해요.   [누나랑도 친해요?] 네 근데 누나가 가끔 화가 나면은 자꾸 저를 막 공격을 해요. 그래도 누나가 양보도 많이 해주고 되게 자랑도 많이 해주고 되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도 다 제 걱정하는 마음으로 하는 거니까. [부모님에게 고마웠던 거 있어요?] 항상 고맙죠 뭐. 저를 이 세계에 나올 수 있게 해주신 분인데 항상 고맙죠. 굳이 하나 생각을 하자면 저번에 저희 가족이 제주도를 갔거든요. 그런데 비행기가 결항됐어요. 그래서 갈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주변 호텔에 들어가서 잤거든요. 근데 그때 이불이 너무 얇았어요. 손으로 해보자면 요 정도 두께? 그런데 그 때 겨울이었고 눈 때문에 결항된 거였었거든요. 근데 엄마가 저희들 덮으라고 양보해줬어요. 저는 그게 너무 고마웠던 것 같아요. [그럼 반대로 서운했던 건요?] 진짜 많아요. 근데 그래도 항상 고마워하긴 했어요. 서운한 건 누나랑 싸운 일이에요. 누나가 이미 엄마한테 혼나서 화가 나 있던 상황인데 제가 누나한테 자꾸 말걸어서 누나가 화냈어요. 누나는 저한테 짜증을 많이 내요. 그런데 부모님은 그걸 제가 잘못했다고 하니까 서운해요. [부모님이 누나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 음. 그건 정말 모르겠어요. 저희 둘 다 너무 사랑을 받고 하느라 진짜 너무 모르겠어요. 이 질문은 패스하면 안 될까요? 엄마한테도 누굴 더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모르겠다고 할 것 같아요. 2학년 병곡초등학교 민하준 어린이부끄럼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말을 길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또래 사이에서는 굉장히 밝다는 민하준 어린이. 담임 선생님은 2학년을 담당하며 “공부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 정서 모두 성장하는 게 눈으로 보여 매우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몸과 마음이 성장하고 있는 병곡초등학교 2학년 민하준 어린이를 만나봤다.[지금 뭐 하고 있었어요?] 국어 공부요.   [국어 재밌어요?] 재밌어요...   [왜요?] 선생님이 잘 가르쳐줘서요...   [다른 건 뭐 좋아해요?]   [왜요?] 그냥요... [어린이날 좋아요?] 좋아요...   [왜요?] 선물도 받고 그러니까요...   [선물로 받고 싶은 거 있어요?] 없어요...   [어린이날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없어요. [그럼 보통은 어떤 거 할 때 재밌어요?] 종이접기요... 동물 잘 접어요... 치타 접을 줄 알아요. 조곤조곤 말하던 민하준 어린이는 종이접기 이야기를 할 때 제일 수줍어했다. [친한 친구 있어요?] 권예인이요...   [친구랑은 뭐하고 놀아요?] 놀이를 만들어 가지고 그 놀이해요. 용암놀이나 점프놀이요...   [놀이 설명해주세요] 점프놀이는 높은 데에서 뛰어내리는 놀이고 용암놀이는 바닥에 용암이 있어서 바닥에 닿으면 안 되는 놀이예요... [어린이날 부모님이랑 하고 싶은 거 있어요?] 그림 그리기요... 바빠서 잘 못 놀아요. [학교는 재밌어요?] 재밌어요.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놀기도 하고 형들이랑도 놀고 공부는 좀 싫지만 언제는 좋을 때도 있어요. 선생님이 잘 가르쳐줘요. 선생님이 아파가지고 다른 선생님이 왔을 때는 조금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았어요. [그게 안 좋았어요?] 아니요. 안 좋은 건 아니고 조금 달랐어요. 담임선생님이 더 좋아요. 선생님이랑 있으면 행복해요. [자신 있는 거 있어요?] 자신 있는 거요...?   [점프놀이?] 아니요...   [용암놀이?] 아니요... 저는 종이접기요. [부모님에게 서운한 거 있어요?] 없어요...   [고마웠던 건요?] 있어요.   [뭐예요?] 밥 맛있는 거 해줄 때요. 김치찌개 해 줄 때요. 김치찌개 좋아해요. [어린이날에 놀이공원 가고 싶진 않아요?] 놀이공원 별로예요. 학교가 더 재밌어요. [종이접기 말고 좋아하는 것 있어요?] 그림그리기요. 포켓몬 그려요. 요새는 좀 많이 안 좋아해요.   [옛날에는 어떤 포켓몬 좋아했어요?] 리자몽이요.   [요즘은 어떤 거에 관심이 가요?] 동물이요.    [그러면 어린이날에 동물원 간다고 하면 어때요?] 좋아요. 악어도 보고싶고 사자도 보고싶어요. 1학년 금반초등학교 홍진이, 정지민 어린이섭외된 홍진이 어린이를 인터뷰 하려고 하는데 정지민 어린이가 쪼르르 따라 나왔다. 홍진이 어린이는 정지민 어린이와 단짝친구라고 하며 같이 하고 싶어하기에 어쩌다보니 같이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시간만큼은 나까지 단짝친구가 된 기분이었다. [인터뷰를 하려고 하거든요] 정: 인터뷰가 뭐예요?   [이야기예요] 홍: 엄마가 유튜브에 나올 수도 있대요.   [유튜브는 아니고 신문에 나와요] 정, 홍: (일동 경악) [둘은 단짝 친구예요?] 정, 홍: 네!   홍: 그런데 우리 왜 동시에 ‘네’라고 했지? 정: 그냥 친구니까 동시에 하지 홍: 우리 둘 다 똑같은 곳에 다쳤잖아! (팔을 자랑하며) [어린이날 좋아요?] 정, 홍: 네! 홍: 저희 엄마 맨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거 주고, 진우(홍진이 어린이 동생)는 갖고 싶다고 떼부리는 거 사줘요. 그래서 저는 떼부리지 않아요. 으~ 시끄러워 죽겠네~ 동생이 너무 떼써서 시끄러워가지고 떼 안 쓸 거예요. 거의 안 써요. [어린이날 갖고 싶은 거 있어요?] 정: 인형이요. 홍: 저도 인형 좋아해요. 저는 그래서 인형 100개 넘게 있어요! 거의 100개 예요. 정: 저는 인형이 두 개 있었는데 그거 진이한테 줬고 이제 한 개 남았어요. 홍: 얘는 다 줘요! 정: 소꿉 친구라서. 소꿉친구니까 예쁘고 그러니까. 귀엽고 예쁘고 그러니까 선물을 주고 싶어요. [어린이날에는 뭐 하고 싶어요?] 정: 아빠랑 할아버지랑 엄마랑 저랑 여행 가고 싶어요. 베트남으로요. 베트남에 저 할머니도 있어요. 홍: 저는 키즈카페요. 저번에 한 번 갔는데 한 번 더 갈래요. 그거 엄청 재밌어요. 슬라임 만들고 밑으로 점프하는 것도 있고 그 햄스터 동그란 거 구르는 거 있잖아요. 그것도 있어요. [뭐 할 때 재밌어요?] 정: 진이 집에 갈 때랑 라혁이 집에 갈 때요. 홍: 저는 빙고랑 놀 때요. 빙고는 강아지. 강아지랑 닭이랑 고양이 키워요. 한 네다섯 번만 자면 병아리 태어나요. 근데 원래 닭을 키웠는데 닭이 다 나와서 닭장 보였어요. 근데 운동장에서 겨울 때 명수오빠가 지민이한테~~ 정: 그 이야기는 비밀이야! 홍: 아잇 못 참겠다 다리찢기!(더 이상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었다.)초등학교 고학년과는 다른 저학년의 매력! 훨씬 자유분방하고 솔직했다. 우리는 어린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을까? 고학년과 저학년, 이 모든 어린이들이 주인공이며 주인이 되는 어린이날 행사 `어린이가 green 하루`는 5월 4일 상림공원 연지광장에서 진행된다. 특히 올해 행사는 함양의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선물하는 하루로 준비된 행사로 준비되어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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