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인 손웅정씨는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손흥민은 월드클래스입니다. 풋볼 런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손흥민만큼 실력과 호감도를 모두 갖춘 선수는 없었다. 지난 2021-22시즌에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프리미어 리그 골든 부츠를 받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제 전 세계 축구팬의 인정을 받은 쏘니가 프리미어리그 소속으로 100골 고지를 넘는다면 그는 또 다른 수준의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는데 그 고지는 1년 전에 이미 넘었습니다. 황희찬과 김민재가 팀의 주전으로 자리를 잡고 “날아라 슛돌이” 이강인이 프랑스에서 환상적인 드리블을 선보이며 바야흐로 한국축구의 황금기가 도래한 듯했습니다. 역대 최고의 스쿼드라는 우리 대표팀이 카타르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안컵에 출전했을 때 온 국민이 골든보이 이강인의 킬패스를 받은 월클 손흥민의 멋진 골을 상상하며 64년을 기다려온 우승을 기원했습니다. 매 게임 선제골을 내주고도 포기를 모르는 한국축구는 연이어 연장전을 치르면서도 추가시간 극장골로 온 국민을 열광시켰고 국민은 기꺼이 밤잠을 잊었습니다. 그러다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4강전에서 피파 랭킹 23위인 대한민국이 87위인 요르단에 90분 내내 유효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하고 참패를 당한 것입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대단했는데 패배의 원인? 이 밝혀지며 온 국민을 허탈하게 만들었습니다. 선수단 내 하극상이 벌어져 팀워크가 깨졌는데 그 주범으로 한국축구의 희망이라던 이강인이 지목된 것입니다. 유튜버들은 신이 났고 하루아침에 싸가지없는 벼락스타가 되어버린 이강인을 징계해야 한다는 여론? 이 비등했는데 뜻밖의 인물이 등장하여 시선을 끌었습니다. 셀럽은 자신의 말과 행동을 긍·부정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언론에 노출하고 그를 보고 환호하건 야유하건 관심을 갖는 대중에게 영향을 끼치는 유명인을 말하는데 셀럽에게 “유명세”는 사업을 위한 수단으로 유명해지는 것 자체가 목적인 관종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특유의 정치관과 언어 감각을 바탕으로 SNS로 소통하며 홍 트럼프, 앵그리 버드라고도 불리는 독보적인 정치권의 셀럽,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강인을 국가대표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싸가지” 없는 젊은이를 꾸짖는 어른의 “꼰대 짓”인지 대중의 정서를 자극하려는 셀럽의 의도된 발언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력한 정치인이 손자뻘인 어린 축구선수 하나를 지목하여 패전의 책임을 지우고 인성과 부모의 훈육까지 거론하는 것은 민망한 일이고 공정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강인이 실수를 한 것은 분명해 보이고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본적으로 선수단 전체의 일입니다. 팀 분위기도 파악하지 못하고, 선수들 간의 충돌을 목격하고도 방관하고, 선수 간 갈등이 다음 날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무 전략으로 일관한 감독과 코치들의 무책임과 부실 행정으로 비난받아온 축구협회의 무능이 문제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캡틴 손흥민이 이강인을 품으려 애쓰며 한국축구의 앞날을 걱정하는 월드클래스의 면모를 보여 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손흥민 보유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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