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키’ 재밌습니다. 서점에서 읽을거리 찾다가 재밌는 고양이 소설을 발견했는데 22개국에 번역 출판된 베스트셀러라네요. 요헨 구치와 막심 레오라는 두 명의 독일 작가가 같이 쓴 동화같은 소설입니다. 소설을 두 작가가 같이 쓰는 건 좀 특이한데 이 두 사람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답니다. 이웃들과 같이 보려고 (책값도 아낄 겸) 함양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하고 오자마자 단숨에 읽었습니다. 고양이 같은 봄날 재밌는 책을 읽고 싶으신 분에게 추천합니다. 이렇게 재밌고 쉽게 읽히는 책을 빌려서 보시려면 아마 예약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함양도서관에 또 다른 고양이 이야기책으로 ‘고양이1,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과 ‘고양이를 모시게 되었습니다/유진국 지음’ 라는 수필집이 있습니다. 베르베르의 고양이 1,2권도 엄청 재밌는 소설이고, ‘고양이를 모시게 되었습니다’는 얼떨결에 길냥이에게 간택당한 지리산에 사는 농부 유진국이 쓴 웃기는 이야기인데, 농부와 고양이들은 지금도 아옹다옹 재밌게 살고 있답니다. 프랭키를 읽어볼 생각이 있으신 분은 아래 뒤죽박죽 맛보기 글을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스포일러?) 길냥이 프랭키는 인간의 말을 하는 유쾌한 고양이입니다 “너 내 집사가 돼라!” 죽기로 결심한 한 남자 골드에게 프랭키가 찾아옵니다. 자살하려고 의자에 올라가 밧줄을 목에 건 골드는 창문 밖에 앉아 흥미롭다는 듯 빤히 바라보고 있는 길고양이 프랭키와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얼떨결에 동거를 하게 됩니다. “프랭키, 내 침대는 안 돼! 침대는 터부야, 프랭키, 얼른 나와!” 침대는 크다. 나는 거기 혼자 눕는 건 완전히 낭비라고 골드에게 말했다. 거기에 더해 가릉가릉 소리를 내고, 귀엽게 쳐다보고, 몸을 꼬며 온갖 애교를 부렸다. 밤에는 닫힌 침실 문 앞에 앉아 한없이 야옹거렸다. 힘들었지만 할 만한 가치는 있었다. 이제 나는 매일 ‘내’ 침대에서 자고, 골드도 거기서 잔다. 물론 골드는 침대 가장자리에 누울 자리가 있을 때만 잘 수 있다” 페키니즈. 쓰레기를 조립한 것 같다고 프랭키가 너스레를 뜬 페키니즈는 중국 황실에서 귀족견으로 키우던 작은 개인데 사실 코가 들창코처럼 못생기긴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쓰레기를 조립한 것 같다니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프랭키가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기발한 말 때문에 큭큭거리며 페이지를 살금살금 넘기게 됩니다. “내가 아무리 멍청한 바보라고 해도 살면서 있을 수 없는 일도 많다는 건 안다. 예를 들어 뚱뚱한 쥐가 자기 머리를 내 주둥이에 넣어주며 “사랑하는 프랭키, 맛있게 먹어”라고 말하는 일은 없다. 또는 늑대 무리가 나에게 와서 “무자비한 프랭키, 우린 네가 무진장 현명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당장 우리의 대장 늑대가 되어줘”라고 말하는 일도 없다...” 스포일러가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이건 또 어떤 상황인지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프랭키를 연극으로 무대에 올리면 재밌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보다 연극이 어울릴 것 같은 고양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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