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눈물이 자주 나고 눈이 뻑뻑하며 충혈도 잘 되어 많이 불편했다. 얼마 전에는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눈을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한쪽 눈이 흐릿해서 운전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다음 날 곧장 병원에 가서 레이저 치료도 받고 약 처방까지 받았다. 나이가 들수록 안과 정기검진은 필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인간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방법으로 눈을 마주친다. 신생아들은 사물을 선명하게 보지 못하지만 눈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초점을 맞추는 기관이고 누군가를 만났을 때 사용하는 첫 번째 신체 기관인 것이다. 우리 말 중에서 ‘몸이 100냥이면 눈은 90냥이다’라는 말은 눈의 중요성을 한 마디로 나타내는 말이다. 눈은 건강이나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하지만 말을 하고 스피치를 할 때도 중요하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눈을 보고 말하면 그만큼 소통이 잘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을 할 때 사람들은 상대의 시선을 통해 진심을 읽으려고 한다. 저 사람이 내 말에 집중을 하고 있구나 생각하면 더 열심히, 더 진정성 있게 말하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를 할 때 눈 맞추기를 꺼려하고 잘 못하거나 안하는 사람이 있다. 중학교 때의 한 친구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고 말을 할 때면 눈을 맞추지를 못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서 더듬거리기까지 했다. 성격상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이 많기 때문이었다. 또 지인 중에 이야기를 할 때 거의 눈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 분이 있어서 하루는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내 눈이 좀 무섭게 생겼어요. 눈만 바라보고 이야기를 하면 힘들죠. 그리고 눈을 바라보지 않더라도 이야기는 다 듣고 있어요”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눈만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힘들다. 눈 주변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거나 가끔씩 바라보면 된다. 아니 바라보지 않고 대화를 해도 소통이 된다. 단 일 대 일로 대화를 할 때에 가능하고 용인되는 것이다. 여러 사람 앞에서 강의를 하거나 대중 연설에서 눈 맞추기를 못한다면 청중에게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고등학교 시절 수업 시간에 항상 창문이나 뒤쪽을 바라보며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총각 선생님이어서 부끄러움이 많으셨던 건지 습관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수업이 재미가 없고 자꾸만 처지는 느낌이었다. 상대와 청중과의 눈 맞추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다음 방법을 활용해 볼 수 있다. 내가 제일 친한 어머니나 연인과 대화를 한다고 상상하면서 하나, 둘, 셋! 피하고 싶어도 천천히 셋을 세며 3초를 버텨 본다. 그런 다음 한 문장을 마칠 때까지 만이라도 바라본다.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 앞에서 세 그룹으로 나누어 한가운데, 왼쪽, 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겨 가며 말을 해 본다. 처음에는 머릿속에서 상상을 하면서 하고 익숙해지면 실제 사람들에게 직접 해보는 것을 권한다. 자신이 좀 더 있는 분이라면 상상하기는 생략하고 사람들을 대상으로 바로 시작해도 좋다.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면 눈을 마주치며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상대와 눈을 맞추지 못하면 상대가 대화에 집중하지 못한다. 대중 앞에서 발표한다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여도 믿음을 주기 어려울 것이다. 대화에서도 발표에서도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게 된다. 강의나 대중 스피치에서 눈 맞춤의 여유를 가지려면 반드시 말하려는 내용과 흐름을 잘 익혀두어야 한다. 그러니 원고를 미리 충분히 익혀서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평소에 상대의 눈을 보며 말하는 습관을 가져라. 눈을 보며 경청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진심으로 상대를 바라보면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스피치에서 눈 맞추기는 중요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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