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고향은 출신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같은 하늘 아래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지는 시간의 무게로 잠깐 낯설다가도 곧바로 안정감을 느끼는 마음의 공간이다. 일자리를 찾아, 원대한 꿈을 위해 정든 고향을 떠나 각지를 떠돌며 밤낮없이 일에 매달릴 때에도 떠올리면 따뜻하고 언제나 그리운 곳이 고향일 것이다. 이처럼 여전히 고향 함양을 그리며 살아가는 향우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 주간함양은 매달 한 편씩 연재되는 ‘함양 향우를 찾아서’ 특집을 통해 각지에 있는 고향 향우들을 만나 끈끈한 정을 느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초등학생 시절 병곡초에서 축구 선수를 했는데 안의 원정을 갔다가 돌아오는 당시의 순간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한 게임을 이기고 읍으로 내려와 학부모들이 끌고 온 경운기를 타는데 그 과정에서 친구들과 학교 교가를 신나게 부르며 올라갔던 게 아직도 선명하고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네요”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향우 이임수 ISL계기 대표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당시 추억을 계기로 축구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이 대표는 함양축구회 고문으로써 적극 참여하고 회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의 고향 사랑은 축구에만 국한될 수 없다.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재창원향우회 회장(21대)도 지낸 바 있을 정도로 고향 함양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온 자랑스러운 향우다. 이 대표는 현재 자동화에 필요한 각종 제어계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 ISL계기 대표이사로 활동하면서 고객들에게 최고의 성실과 기술을 보답하는 등 멀리서 고향을 빛내고 있다. 주간함양은 향우 이 대표의 삶과 고향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고자 창원시 의창구에 위치한 ISL계기를 방문했다.고향을 떠나 시작된 공학도의 길이 대표는 병곡면 송평리에서 태어났다. 병곡초·함양중 졸업 이후 창원으로 내려가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를 나왔다. 당시 다른 학교를 고민하고 있었던 이 대표였지만 국가 지원 기조에 따라 학비가 지원되는 기계공업 고등학교를 선택하면서 고향 함양을 떠나 공학도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에서 다년간 근무했으며 2001년도 창업을 시작으로 ISL계기를 운영하게 된다. “군대를 제대하고 삼성그룹 공채시험에 도전했고 합격을 하면서 입사하고 삼성시계 분야에 10년 정도를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시계 분야가 그룹에서 해체가 되면서 저는 자연스레 제가 전공했던 그리고 관심이 많았던 분야에 창업을 하게 된 것이죠” 이제 24년차에 접어든 ISL계기는 온도센서, LEVEL, 오투센서 등 자동화 관련 제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분들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습니다. 쉽게 말하면 온도센서, 산소센서 등 공장 자동화에 연관되는 다양한 시스템 제품들을 공급하는 전문회사라고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온도 등 계측기를 통한 과학적인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그런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생각이 있었고 제 적성에도 맞다고 판단해 관심을 가지고 창업을 결정했습니다” 관련 분야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당시 환경에서의 창업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삼성에 다닐 당시 구매 부서에서 근무를 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이나 당면한 과제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접할 수 있었다는 게 창업에 좋은 기회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있었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죠” 그 자신감을 동력으로 원자력·방산·산업기계(열처리) 분야 자체 개발, 온도 레벨 CE 인증, 온도 방폭 인증, 온도 신뢰성 인증, 특허등록 등 꾸준히 발전해 왔던 ISL계기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창원상공회의소 회원, 이노비즈협회 회원, 경남ICT협회 회원, 한국센서산업협회 회원 등으로도 역할을 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현재 많은 공학도들이 열심히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미래의 비전에 도전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 또한 지금 3층 규모의 이 사옥이 조금 협소해서 창원공단 2.0 프로젝트에 같이 합류를 할 예정이고 이후 새로운 50년 먹거리에 도전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비록 저는 퇴임을 하겠지만 우리 직원들이 이 사업을 계속 발전시키고 성장시키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항상 응원하고픈 고향을 지키는 친구들회사 운영 기간만큼이나 오랜 기간 향우회 활동을 해왔던 이 대표. 사무총장, 회장을 거쳐 현재 재창원향우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고 거함산골프회장, 산하 단체 및 고문회 참여(명곡회, 하미양, 백운회, 다볕회)도 하는 등 그의 고향사랑은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 고향에 대한 사랑과 더불어 고향에 대한 걱정도 여전하다. 점점 사람들이 줄어가는 고향을 생각하면 많은 조언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은 이 대표다. “저는 인구가 줄어드는 함양을 생각할 때면 귀농 귀촌에 대한 부분들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고향을 지키고 있는 우리 40대·50대 친구들이 새로 귀농 귀촌하는 분들과 잘 융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함양이 인기 있는 귀농귀촌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게끔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우리 함양의 여러 이점과 인프라 등이 잘 활용되어서 좀 더 많은 인구가 고향으로 유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고향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있는 만큼 고향을 지키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응원하고 싶은 이 대표다. “고향에서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만큼 군에서도 인구 정책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놓인 고향에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밥을 사주고 격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맙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요. 앞으로도 고향 친구들의 애로사항들을 듣고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한편, 창원향우회는 통합 창원시 출범 이전부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창원이 통합되기 전 향우회 역시 창원과 마산으로 나뉘어 있었다. 34년 전인 1981년 마산향우회가 처음으로 만들어졌으며, 2년 후인 1983년에는 창원향우회가 발족했다. 지역적으로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두 개의 향우회는 1998년 통합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창원향우회는 향우들의 정확한 인원 파악은 어렵지만 이임수 대표를 포함한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