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곶감 감말랭이 가공기술 교육을 받았습니다. 함양농업기술센터에서 매년 농업인 실용 품목 교육을 하는데 올해도 상주 감 연구소의 연구사가 와서 강의를 해주어 많은 곶감농가에서 참석하였습니다. 함양에 곶감 농가가 500이 넘는데 10% 정도 되는 50여 농가가 참석한 것 같습니다. 제일 뒤에 앉아서 머리수를 세어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아닙니다. 강사는 상주, 영동, 산청, 함양, 함안 등 전국의 모든 곶감 산지축제를 찾아다니며 직접 시식도 하고 품질 비교 평가한 결과를 얘기했는데 함양곶감에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함양 곶감축제에는 일부 농가가 곰팡이 피었거나 떫은 곶감을 가지고 나왔다고 합니다. 수년 전 산청곶감 축제 구경을 간 적이 있습니다. 곶감 부스에서 작게 잘라놓은 시식용을 권해서 하나 먹었는데 곰팡이 맛이 확 나서 우웩 하고 뱉었던 경험이 있기에 이런 일이 있으면 축제에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겨울 비가 잦고 기온이 높아 상주 곶감도 곰팡이 발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내가 들은 바로 함양 곶감도 곰팡이 핀 농가가 제법 있었다고 하니 아마 전국의 모든 곶감 농가가 비슷한 형편이었을 겁니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전국의 대부분 곶감 농가가 아직도 덕장 시설이 현대화 되지못하고 재래식 방법에만 의지해서 곶감을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교육 시간에도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 때문에 곶감 가공 시 설비 활용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올해는 설비 활용의 필요성을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하였습니다. 재래식 60일 자연건조 방식은 미세먼지, 온난화로 인한 곰팡이 발생을 비껴갈 수가 없기 때문에 건조기를 활용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였습니다. 상주 감 연구소의 연구사가 함양 곶감 농가에 이렇게까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알려줄 정도면 이제 이 정도의 노하우는 대부분의 선도 농가들이 알고 있고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나도 지난 겨울 EBS 극한직업 방송에서 이런 내용들을 소개한 적이 있고 현재 유튜브에 ‘요즘 곶감 이렇게 만듭니다’ 라는 제목으로 영상도 올라가 있습니다. 나는 2011년 악천후로 인한 곶감 대란 이후 날씨와 상관없이 고품질 곶감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시설을 현대화해왔고 새로운 기후 환경에 적합한 곶감 건조 기술을 연구 개발해왔기에 이번 강의가 아주 충실하고 유익한 내용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유감스러운 점은 이 3시간짜리 돈이 되는 귀한 강의를 끝까지 듣지 않고 중간에 나간 사람이 절반 이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다 아는 내용이라 더 들을 필요가 없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내가 보기에 이 강의는 중간에 나간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덕장 시설 현대화가 공짜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위생적인 고품질 곶감을 만드는데 투자할 가치는 있습니다. 곶감은 손으로 사용하는 공산품이 아니고 우리 입에 들어가는 식품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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