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서하면 황산마을에서 이루어진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과 관련해 해당 마을주민들이 각종 의혹과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이 사업에 대해 함양군은 자체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새뜰사업)은 취약지역 주민의 기본적인 생활수준 보장을 위해 안전·위생 등 기초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고 주거환경 개선, 주민역량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황산마을은 2019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공모한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최종 사업대상지로 선정된 바있다. 사업선정으로 황산마을에는 3년여 기간 동안 방치된 빈집과 슬레이트 등을 철거하는 주택정비사업, 재래식 화장실 개선사업, 재해위험지 보강, 마을쉼터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20여억원이 투입돼 진행된 이 마을 사업에 대해 마을 주민들은 애초 기획된 사업들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주민들이 책정된 자부담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한 점 등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보자 마을주민 A씨는 지난해 10월 만들어진 해당사업 준공백서를 올해 초에 접하면서 관련 오류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주택정비 사업 ‘뻥튀기?’   현재 마을주민들이 가장 의문을 품고있는 세부사업은 주택정비 사업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해당 사업은 슬레이트 지붕 철거 및 개량 그리고 빈집정비(철거)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지붕개량 사업과 관련해 주민들은 책정된 자부담보다 많은 비용을 청구해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시행지침 상 지붕면적 30평 기준 가구당 사업비는 최대 900만원까지 책정된다. 최대치 기준 이 사업비에서 보조금을 제외한 자부담 금액비용은 자부담률 30%를 바탕으로 270만원이 책정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황산마을 신청가구 대부분이 자부담 270만원에 가까운 금액이 책정됐다. 그러나 제보자 A씨가 함양군을 통해 받은 관련 보조금·자부담 내역과 마을 주민 입금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몇몇 가구들은 450만원 또는 600만원의 자부담 금액을 요구받고 지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자부담 대상이 아닌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에게도 금액을 요구하고 수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은 커지고 있다. A씨는 “책정된 자부담보다 많은 비용을 주민들에게 청구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되는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자부담 대상이 아닌 계층에게도 자부담 금액을 수령해 간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업장 사진자료들을 살펴볼 때 평수, 공사 내용에 상관없이 심지어 10평 남짓한 소형 공사에도 최대치 사업비가 책정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어 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붕개량 사업 공사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새뜰사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단계에 걸쳐 공사가 완료되는데 기존 지붕철거-지붕 틀 제작(각목)-합판작업-방수포 또는 단열재 작업-지붕덮기 순으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 A씨를 비롯한 마을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방수포 또는 단열재 작업이 누락됐다는 주장이다. 이밖에도 주택을 제외한 창고 및 지붕의 경우 3단계로 축소하고 사업비는 5단계로 책정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빈집정비(철거)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1채당 500만원(폐자재 처리 비용 포함)의 비용이 요구되며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만 해당되고 창고 및 외부화장실 등은 철거내역에 포함될 수 없다. 그러나 A씨는 황산마을내 5~6채의 빈집에 대한 철거가 진행되어 2500~3000만원의 금액이 집행되어야 마땅하나 준공백서에는 황산마을 내 주택 12개소에 대한 철거 작업으로 총 사업비 1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명시돼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업 대상이 아닌 화장실 및 창고들을 추가로 철거해 허위로 총 1억원의 금액이 서류에 작성되고 보조금이 수령됐다고 A씨는 주장하고 있다. 또 진행 과정 중에 주민들의 동의 없이 철거된 사례도 있다고 알려져 심각성을 더했다.   소방차 못 들어오는 소방도로   보조금 부족을 이유로 진행되지 않은 중요한 사업이 하나 있다. 바로 마을 환경개선 사업인 마을 안길 정비다. 생활·위생 안전 등 기반시설 정비 사업인 산불대비 소방도로 개설(길이 156m 규모)과 연계해 소방차량이 소방도로로 진입할 수 있게끔 마을 안길(길이 244m 규모)을 정비한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소방도로 개설 공사만 완료됐을 뿐 마을 안길 정비는 이루어지지 않아 소방차량이 소방도로까지 못가는 황당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또 준공백서에는 마을 안길 정비에 7000여만원이 쓰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민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A씨는 “이 마을 안길 정비를 통해 마을 뒷산 산불을 대비하는 소방도로와 연결하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소방도로만 개설되면서 소방차가 소방도로까지 못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책임자들은 마을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한 적도 없으면서 주민들이 땅을 양보하지 않고 방해를 해서 공사를 못한 거라고 주민들을 매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이없게도 준공백서에는 안길 공사에 7000여만원이 쓰였다고 기재되어 있으니 황당할 따름”이라며 “다른 사업들의 과도한 보조금 책정으로 이와 같은 기존에 계획됐던 중요한 사업들이 무산된 것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군 “현재 감사 진행 중 조속히 마무리할 것”   마을주민들은 이밖에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관련 다른 사업들도 비상식적으로 진행된 것이 많다고 주장하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씨는 “설명회도 처음 몇 차례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소통 없이 사업이 변경된 사례가 많다”며 “마을 주민들을 위한 사업이었던 만큼 목적에 맞게 제대로 사업이 이루어졌는지 감사를 통해 하나하나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함양군은 민원 접수에 따라 지난 1월초부터 자체감사에 들어갔다. 함양군 감사계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감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함양군 감사계 관계자는 “현재 시행부서를 통해 관련 자료들을 취합하고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이 주장한 내용에 관한 점검과 책임소재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에 있다”라며 “주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감사가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