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가족이 귀감 대봉곶감을 앞에 두고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곶감이 이제 영국에 입성했답니다. 아주 맛있다고 극찬하셨다고 해요” 라는 메시지를 받고 입이 벌어졌습니다. 영국인 가족에게 우리 전통 곶감을 선물하고 싶어 하는 영국 거주 한인의 요청으로 항공인편을 통해 건조가 잘 된 대봉건시 곶감을 보냈는데 무사히 잘 도착한 것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곶감 상태는 포장했을 때 그대로입니다. 해외에 곶감 보내고 사진 후기를 받은 것은 첨이라 정말 흐뭇하네요. 곶감은 신선식품이라 해외 배송이 쉽지가 않습니다. 딱 한 번 고객이 요청해서 항공우편으로 홍콩에 부쳐본 적은 있지만 배송비가 만만치 않아 주문은 그 한 번으로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편을 통해서는 해외배송이 어렵지 않습니다. 미국, 일본, 대만 등등 항공 인편으로 건조가 잘 된 곶감이 가끔 나갑니다. 한 번은 인천항에서 선편으로 몽골로 간 적도 있습니다. 건조가 잘 된 곶감은 겨울에는 상온에서 일주일 정도는 변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곶감은 한국인의 지혜가 담긴 건강 건조과일로 이제 미국 유럽 등 해외에도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감은 떫어서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아니라고 알고 있던 외국인들이 건조 숙성을 통해서 달콤한 젤리 식감의 곶감이 되는 것을 알기 시작했고 심지어 곶감을 먹으러 한국으로 여행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주렁주렁 매달아 바람에 말리는 곶감덕장 풍경이 외국인의 눈에 아주 이색적이고 신기하게 보여 호기심을 더 자극한다고 합니다. (저게 뭐야~ 뭘 저렇게 주렁주렁 매달았지?) 함양곶감은 타 지역 곶감농가들이 흉내를 내지 못하는 타래곶감으로 명성이 높은데 이것을 미국 유럽 같은 해외에 수출하면 큰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귀농하기 이십 몇 년 전 함양에 여행 왔다가 난장에서 타래 곶감을 보고 신기해서 한 접 산 적이 있습니다. 수원 아파트에 살 때였는데 방에 걸어놓고 곶감 빼먹듯 하나씩 먹었습니다. 곶감은 냉동보관을 해야 하는데 방에 걸어놓고 먹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 같고 우습기도 합니다. 타래곶감은 끈으로 엮는데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쉽게 접을 수가 없습니다. 나도 몇 년 전에 타래 곶감을 만들어보려고 이웃 농가에 가서 배웠는데 숙련이 되지 않으니 힘만 들고 작품이 안 되더군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힘들어서 포기했는데 만일 타래곶감 접는 방식을 연구 개발해서 누구나 쉽게 접을 수 있도록 개선을 하면 함양곶감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손쉽게 타래 곶감을 접을 수 있는 방식이 나오면 타 지역 곶감 업체에서 모방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크게 보면 상생이 될 것입니다. 한국 시장만 볼 것이 아니라 미국을 포함해서 전 세계 시장을 보고 아주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음식은 세계인의 보편적인 언어이고, 곶감은 조만간 세계인이 좋아하는 모국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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