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의 학습 과정이나 결과 및 능력 따위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학예회 또는 학예발표회라고 합니다. 어린이집·유치원은 보통 재롱잔치라 하며 초중등학교는 교육기관의 명칭이나 별칭을 따서 ○○학예회·○○축제라고 합니다. 대학 축제도 학교 축제이긴 하나 성격과 규모가 사뭇 다릅니다. 요즘 대학들은 ‘대동제’라고 많이 쓰고 그렇게 부릅니다. 축제의 교육적 효과는 평소 익힌 재능을 발표하고 교과 및 다양한 교내 활동의 결과물을 공유합니다. 다채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개개인의 흥미와 적성을 탐색하고 자아실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축제를 통해 학교 구성원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배우며 자연스럽게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건강하고 밝은 학교 문화를 형성합니다. 이와 더불어 가정 및 지역사회에서는 학교 교육 활동에 애정 어린 관심을 두고 자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습니다. 선비정신 이어가는 함양중학교의 학예발표회 별칭은 비룡 축제입니다. 청소년 시절 함양중학교에서 체력을 기르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은 잠자는 용이 아니라 날개를 활짝 펴고 풍운을 일으키며 하늘을 나는 멋진 용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비룡 축제에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비룡 축제는 2000년 11월 1일 제1회가 시작되어 올해 24회를 맞이했습니다. 초창기에는 발표회, 전시회, 체육대회, 특기·적성 경연대회 분야로 나뉘어 3일 동안 열렸습니다. 코르나 펜데믹 시기에는 전시회 위주의 약식 축제로 이어져 오다가 2022년부터 체육대회를 분리하여 봄에 실시하였고 학년말에는 전시회와 학급 부스 운영 및 공연발표회를 중심으로 비룡 축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3년 12월 22일 제24회 함양중학교 비룡 축제의 장을 열면서 기쁜 마음으로 격려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학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이 절기상 동지입니다. 팥죽 먹고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지요. 겨울답게 바람 불고 날씨가 많이 찹니다. 멀리 두류산 봉우리의 하얀 눈은 우리들의 비룡 축제를 축하하는 모양새입니다. 아마추어는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순수한 열정과 당당한 도전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놀 때는 신나게 잘 놀아야 합니다. 넓은 무대에서 젊음의 열정과 끼를 마음껏 펼쳐보길 바랍니다. 그래야만 공부도 끈질기게 잘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고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들의 모습이 보기 좋고 관객들은 감동하게 만듭니다. 밴드부 학생들과 사제동행 합주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여러분의 작은 재능 하나하나가 모이고 이어지면 역사와 전통이 되고 교풍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모든 근심 걱정 다 잊고 화끈하게 놀아 봅시다. 머리에는 새로움이 가슴엔 따뜻함이 이마에는 구슬땀이 흐르는 함양중학교 화이팅!” 여름날 산과 들이 온통 푸른 것은 아주 작은 풀잎 하나 작은 나뭇잎 한 장마다 푸르름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겨울날 눈 덮인 들판이 따뜻한 이불처럼 보이는 것은 아주 작은 눈송이들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어깨를 기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해 동안 차곡차곡 익혀서 쌓아온 재능과 실력 하나하나가 나뭇잎처럼 눈송이처럼 빛을 발합니다. 함양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화려하고 현란하면서도 절도 있는 군무 공연을 끝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비룡 축제는 천천히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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