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군형편(軍形篇)6) 승리를 보는 것이 중인(衆人)이 아는 바에 지나지 않는 것은 선(善) 중의 선이 아니다. 싸움에 이기고 천하가 선하다고 하는 것은 선 중의 선한 것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추호(秋毫)를 드는 것을 힘이 강하다고 하지 않고 해와 달을 보는 것을 밝은 눈이라고 하지 않고 천둥 소리를 듣는 것을 귀가 밝다고 하지 않는다. 옛날의 이른바 잘 싸운다는 자의 승리를 지혜롭다는 이름도 없고 용맹스럽다는 공도 없는 것이다.原文(원문)見勝(견승)에 不過衆人之所知(불과중인지소지)는 非善之善者也(비선지선자야)요, 戰勝(전승)에 而天下曰善(이천하왈선)은 非善之善者也(비선지선자야)라. 故曰擧秋毫(고왈거추호)에 不爲多力(불위다력)이요 見日月(견일월)에 不爲明日(불위명일)이요 聞雷霆(문뢰정)에 不爲聰耳(불위총이)라. 古之所謂善戰者(고지소위선전자)는 勝於易勝者也(승어역승자야)라 고(故)로 無智名(무지명)이요 無勇功(무용공)이니라.解說(해설)원래 기틀이나 기미를 본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의 예감(豫感)이고 그 예감이 지극히 평범한 것이라면 선지선(善之善)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 가령 이와같이 빛나는 전승(戰勝)을 얻어 천하 만민의 눈에 그것이 혁혁한 승리로 보이고 누구라도 그 뛰어난 공을 찬미하지 않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승리는 역시 선지선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왜냐하면 그러한 분명한 승리는 명인(名人)의 눈으로 본다면 그 어딘가에 반드시 우연한 것, 요행한 것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사람들이 가장 가볍게 여기는 추호(秋毫)같은 것을 집어 든다고 해서 그것이 힘자랑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또 천둥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그것이 귀 밝은 자랑은 될 수 없지 않은가. 이와 마찬가지로 예로부터 명장(名將)이란 이름을 가진 자는 남이 보지 못하는 데에서 전기(戰機)가 미동(微動)하는 것을 직감하고 그 이기기 쉬운 곳, 바꿔 말하면 적의 패형(敗形)의 싹이 엿보이는 곳을 찾아내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것을 파고 들어가 깨끗이 승리를 가져온다. 그러한 승리이니 명인의 승리는 좀처럼 여러 사람들의 눈에는 띄지 않는다. 따라서 잘 싸우는 선전자(善戰者)의 승리는 세속(世俗) 사람의 눈으로 보면 하등의 눈부신 지모(智謀)같은 것도 없고 표면에 나타나는 별로 이렇다 할 용맹스러운 공명(功名)도 전해지지 않는다.註(주)추호(秋毫) : 가을에 나는 털은 매우 작고 또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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