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렸던 고종시 곶감이 거의 다 나갔습니다. 곶감박스로 꽉꽉 차 있던 냉동 창고들이 거의 다 비었네요. 올해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해였기에 못다 팔고 해를 넘길 줄 알았는데 다 나갔네요. 지난달 방송 찬스 덕분입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방송의 힘 대단하네요. 하지만 지난해 만든 곶감을 다 판매하지 못해도 문제될 거는 없습니다. 곶감은 냉동 창고에서 2년 3년까지 숙성시키면 훨씬 고급진 곶감이 됩니다. 곶감의 수분 상태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분이 떡고물처럼 두터워지고 당도는 끝없이 올라갑니다. 이런 식으로 숙성이 되면 곶감이 그냥 달지 않고 아주 고급진 단 맛이 되어 숙성 곶감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곶감의 신세계로 안내해줍니다. 나는 사실 2년 3년 숙성 곶감을 상품으로 출시하기 위해 별도의 냉동 창고에 시제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냥 남하는 대로 하지 괜한 짓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때도 있지만 이럴 때 준비 중인 곶감을 하나 먹어보면 확신이 듭니다. 문제는 2년 3년 숙성시킨 곶감의 분이 하얀 눈처럼 예쁘게만 덮이면 좋은데 분이 떡고물처럼 두터워질수록 회색이나 누런색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분의 색깔만 변할 뿐 상하거나 곰팡이는 아니지만 이런 곶감을 처음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거부감이 드는 비주얼입니다. 고종시는 그래도 이런 현상이 덜한데 수분이 많고 사이즈가 큰 대봉곶감은 거의 대부분 떡분이 지면 회색으로 변합니다. 곶감의 속은 진한 주홍의 맛있어 보이는 색입니다. 떡분이 회색으로 된 대봉 곶감을 가위로 몇 조각 잘라 놓으면 속의 주홍색이 강조되기 때문에 자르기 전보다 보기가 좋습니다. 어쨌든 나는 떡고물처럼 두텁게 분난 곶감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때를 대비해서 <알아두면 쓸모있는 곶감의 숙성단계>라는 홍보자료를 만들었습니다. step1 전체에 주홍빛이 도는 단계로 감의 떫은맛이 사라지고 단맛이 납니다. step2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당도가 점점 높아지는 중입니다. step3 감 표면에 포도당과 과당이 올라와서 하얀 분이 생기며 당도가 매우 높아요. step4 흑곶감이 되고 흰분이 회색(노란색)으로 변하는 영양만점 단계!<곶감 마니아들의 픽!> 각 단계에 맞는 사진과 함께 4단계는 곶감 마니아들이 많이 소비하는 상품이라는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곶감의 대부분은 1단계의 곶감입니다. 1단계의 곶감은 이제 막 곶감이 된 때깔 좋고 달콤한 곶감입니다. 하지만 좀 더 고급지고 더 깊은 맛의 곶감을 먹으려면 2단계나 포도당과 과당이 6:1 황금 비율로 올라오는 3단계, 4단계까지 숙성을 시켜야 합니다. 분이 난 곶감은 보관 및 유통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시중에는 분이 전혀 나지 않은 주홍빛 곶감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대부분 분이 난 곶감을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분이 난 곶감은 보관, 유통, 홍보에 추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대량으로 하지는 못합니다. 작지만 강한 강소농만 가능한 상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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