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셋째 주는 교회 절기상 ‘추수감사절’이다. 추수감사절의 역사적 유래는 1621년 영국의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대서양을 건너 지금의 미국 땅에 정착하면서부터다. 초기에 영국을 떠난 청교도 중 상당수는 굶주림과 추위, 질병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중 살아남은 사람들은 각고의 어려움 속에서 인디언들의 도움으로 농사를 짓고 다음 해에 땅의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그때 자신들을 도와준 인디언들을 초대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배드린 것이 오늘날 추수감사절의 유래가 되었다. 사실 이 땅의 어느 누구도 하늘의 혜택을 입지 않고 산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하늘의 혜택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종종 “내가 남에게 도움을 준 일들은 기억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가 남에게 은혜를 입고 신세를 진 것은 결코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 보곤 한다. 그러므로 타인에게 배은망덕한 인생이 되지 않기 위하여 신경을 쓰면서 살고 있다. 우리 지리산 지역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교회들이 많다. 나라의 기준으로도 우리 함양군이나 이웃 산청군은 전국적으로 재정 자립도가 무척 낮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지리산 지역 교회들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감사한 일은 그래도 경제적 여력이 있는 서울지역의 교회들이 형제 사랑의 마음으로 오지마을을 섬기고 있는 목회자들과 교회들을 꾸준히 돕고 있다. 그래서 함양 지역의 교회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다. 10월에는 노회(각 지역의 교회 모임)들이 개최되었다. 필자는 지난 10월에 진주노회에서 노회장으로 선출이 되었다. 진주노회를 돕고 있는 서울노회가 있던 날 상경해 인사하는 일이 있었다. 그때 인사말을 한 단어로 요약해 “각골난망(刻骨難忘)”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베풀어 주신 사랑과 은혜에 대한 감사를 한시라도 잊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고사성어 중에 결초보은(結草報恩)이란 말이 있다. 결초보은은 중국 춘추시대 진 나라의 위과(魏顆)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 아버지의 첩을 개가(改嫁)시켜 순사(殉死)하지 않게 했는데, 그 뒤 싸움터에서 그 서모의 아버지 혼이 적군의 앞길에 풀을 묶어 넘어뜨려 위과가 공을 세울 수 있도록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쉽게 말해 ‘죽어도 그 은혜는 못 잊겠습니다.’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성경 말씀 중에 “범사에 감사하라.”는 소중한 말씀이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삶 속에서 자칫 간과해 버리기 쉬운 말씀이기도 하다. 올해도 변함없이 주변에서 금 년 한 해의 풍성한 수확들을 볼 수가 있고, 이곳저곳에서 김장을 담느라 분주해 하는 모습을 본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한 해, 하늘이 내려준 은혜이자 축복임을 확신해본다. 우리 모두 넉넉한 마음으로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 내면을 채워보자. 그러면서 함께 밝고 맑은 모습으로 더 커다란 행복을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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