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언제가 들었던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려 한다. 어느 작은 어촌 마을에 한 어부가 살고 있었다. 어부에게는 아내와 두 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어부란 직업에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었다. 어느 날 화창한 날 두 아들을 데리고 바다에 나갔다. 아내가 정성껏 싸준 도시락까지 챙겨 기분 좋은 항해를 시작했는데, 오후가 되자 맑았던 날씨가 음산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내 바람이 불고 폭풍과 함께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들이 탄 조그만 배는 한순간에 폭풍우에 휘말리고 말았다. 쉴 새 없이 흔들리는 배를 붙잡고 애를 쓰지만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밤이 되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이들의 희망도 점점 절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 순간 한 아들이 소리쳤다. “아버지 저쪽에 불빛이 보여요.” 아들이 가리키는 곳을 보고 세 부자는 소리쳤다. “우리는 살았다.” 아버지와 두 아들은 다시 삶의 희망을 부여잡고 온 힘을 다해 불빛이 있는 곳을 향해 노를 저었다. 한참을 저어 도착한 곳은 모든 것이 익숙했다. 그곳은 바로 자신들이 살던 마을의 작은 선착장이었다. 항구에는 이들을 마중 나온 마을 사람들과 아내도 있었다. 그런데 아내의 모습이 뭔가가 이상했다. 폭풍우 속에서 겨우 살아온 남편과 두 아들을 향해 단숨에 달려와야 할 아내가 머뭇머뭇하기만 했다. 어부는 불안해 보이는 아내를 향해 걸어가 손을 잡으며 말했다. “여보! 이제는 걱정하지 말아요. 두 아들과 함께 무사히 살아 돌아왔소!” 남편의 말에 아내는 울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사실 오늘 저녁에 부엌에서 불이 나 집이 그만 다 타버렸어요.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요” 어부와 두 아들은 깨달았다. 폭우에 휘말려 방향을 잡지 못할 때 본 그 불빛이 자신의 집을 삼킨 화마란 것을. 어부는 아내에게 말했다. “우리가 그 불빛을 보고 살아올 수 있었소, 우리 가족 모두 무사하니 다행이요. 집이야 다시 지으면 되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의 시대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은 내일을 꿈꾸며 살기보다, 주어진 하루를 살며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에 급급하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일에 일희일비하며 사는 인생은 파도에 흔들리는 배와 같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시선을 과거와 현재를 넘어 내일을 기대하며 미래에 두어야 한다. 일찍이 중국 한 나라의 유안은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말을 했다. 불행이라 생각한 일이 새로운 삶의 길이 되고, 고통이 언젠가는 힘이 되는 것이 인생이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나쁜 것도 없고,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없다. 우리 앞에 놓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모든 일은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서 일어나는 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그 일을 발판 삼아 내일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보자. “희망은 두려움 속에서 그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