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중학교의 매일 등하굣길에는 항상 서영수(65)씨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학생들의 일과를 안전하게 책임지고 있는 그는 4년차 배움터 지킴이다. 등하굣길 횡단보도를 건너는 학생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돕는 등 교통 질서 업무는 물론 학교 안팎을 순찰하며 학교폭력 예방 활동도 펼치는 서영수씨.   4년 차에 접어든 만큼 이젠 함양중학교 학생들에겐 익숙하고 필요한 존재이면서 친구 같은 지킴이로 인식되고 있다. “학생들을 볼 때마다 다들 내 손자 같고 그래서 더 애정이 가고 그래요. 저는 그저 편한 옆집 아저씨처럼 학생들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로 마주치면 정답게 인사를 나누는 것이 기분도 좋지만 또 한편으론 재밌기도 합니다” 이처럼 어린 학생들과 하루하루 마주하고 인사를 나누다 보니 자신도 조금은 젊어지는 것 같다는 서영수씨다. “어른들이 아닌 젊은 세대들이랑 자주 소통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더라고요. 제 아는 사람들은 저보고 출근이 아닌 등교하러 간다고 농담도 하고 그렇습니다. 제가 학생일 당시에는 학교라고 하면 무거운 느낌이 강했고 학생들의 얼굴도 마냥 밝지 않았는데 지금 세상이 많이 바뀌고 예전과는 달리 학생들의 얼굴도 대부분 밝아 보여서 너무 기분 좋습니다”학생들과 반가운 얼굴로 만나기까지 서영수씨의 하루의 출발은 타이트하다. 새벽 3시30분 정도에 일어나 상림공원으로 출발해 빠른 걸음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계획된 코스를 거친 뒤 목욕탕 헬스장에 간다. 40분 정도 근력 운동을 하고 샤워하고 아침밥 먹고 학교에 도착하면 정확히 오전 7시40분. 쉽지 않은 스케줄이다.“건강이 걱정되어 퇴직하기 전에 운동을 시작한 게 벌써 10년이 넘었더라고요.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몸이 편한 상태로 유지되어 배움터 지킴이도 큰 피로 없이 꾸준히 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네요”서영수씨는 배움터 지킴이 이전에 30년 가까운 시간도 함양군을 위해 공무원으로 일해왔다. 퇴직을 하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찰나 아는 지인으로부터 배움터 지킴이 역할을 추천받는다.“추천받을 당시에는 배움터 지킴이라는 것이 낯설기도 해서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그래도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자 해서 지킴이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너무 만족스럽고 집에서 가만히 노후를 보내기보다 움직이며 일하면서 바삐 보내는 게 오히려 더 편한 것 같습니다. 사람이 어디 나갈 때가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 느껴지는 요즘입니다”서영수씨는 올해 말까지 최선을 다해 맡은바 역할을 다하고 학생들의 방학 기간에는 좋아하는 취미인 등산을 즐겨보고 싶다고 한다.“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면 그동안 못했던 등산도 여유를 가지면서 즐기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기까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겠죠. 다음해에도 학생들과 반갑게 마주하는 하루하루가 쭉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경민 기자 / 영상 최학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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