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입니다. 앞마당 스트로베리 힐 장미 꽃잎에 벌이 한 마리 보입니다. ‘부지런한 꿀벌이 이른 아침부터 꿀을 따러 왔구나’ 했는데 어쩐지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죽어있습니다. 뒷다리에 노란 꽃가루를 한줌 달고 있네요. 추워서 죽은 것 같지는 않고 꿀과 화분을 따러 왔다가 수명이 다해 꽃잎을 붙들고 죽은 것 같습니다. 일이 많은 시기에 태어난 꿀벌은 에너지 소비가 많아 불과 두 달 밖에 살지 못한다고 합니다. 늦은 가을이라 봄여름만큼 꽃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벌들이 보입니다. 예년보다는 벌이 많이 줄었습니다. 해마다 처마 밑에 말벌이 집을 짓고 기승을 부렸는데 올해 말벌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주변 농가에서 사육하는 양봉도 확연하게 줄었습니다. 대신 크기가 아주 작은 야생벌들이 자주 보입니다. 이웃 페이스북 친구들이 지리산 상봉 상고대 사진을 올리는 것을 보니 겨울이 코앞에 온 것 같습니다. 이제 곶감 작업을 시작하면 바빠지겠기에 벽난로 땔감을 미리 장만했습니다. 앞마당 한켠에 잘 마른 참나무 장작을 가득 쌓아놓으니 든든합니다. 벽난로는 매년 덕장에 곶감을 다 걸어놓고 12월에 불을 지핍니다. 11월 말 시든 국화를 꺾어 말리면 향기로운 불쏘시개가 되지요. 한동안 곶감 깎을 준비하느라 바빴습니다. 감 자동박피기를 정비하고 작동 테스트를 했는데 작은 문제가 있어 수리를 받았더니 이제는 아주 깔끔하게 잘 깎아집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감 선별기를 설치했습니다. 여태까지 크기 구분 없이 말린 뒤 마지막에 곶감을 크기 분류해서 포장하곤 했는데 이제는 감 선별기를 돌려 말리면 품질이 더 좋아질 것입니다. 올해 선별기 구입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설비 투자는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희망 사항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매년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에 올해는 서둘러서 도와주실 분을 구했습니다. 주말부터 본격 수확하는 곶감용 원료감 저온 창고도 정리했습니다. 올해는 감 작황이 좋지 않기에 원료감 확보가 쉽지 않았지만 다행히 필요한 만큼 확보되었습니다. 며칠 내로 감이 선별기를 거쳐 크기별로 저온 창고에 착착 저장이 될 것입니다. 올해는 곶감을 지난해보다 좀 더 잘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지난해에 곶감을 잘못 만들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매년 조금 더 잘 만들고 싶은 것입니다. 나는 연중 곶감을 판매하기 때문에 햇곶감 작업을 시작하는 지금도 매일 출하를 하고 있기에 고객들의 후기를 매일 접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엊그제 받은 고객의 후기인데 너무 재밌어서 두 번 세 번 읽었네요. “와 이렇게 맛있는 곶감 찾은 거 나만 알고 싶을 정도네요. 웬만하면 귀찮아서 리뷰까지 안 남기는데 너무 맛있어서 남겨요. 귀감 곶감은 냉동실에 떨어지지 않게 구비해놓으려고요. 육아하는데 곶감 두 세개 먹고 나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아요ㅋ 사람들이 여기 맛 알게 되면 유명해질 거 같아요. 어쨌든 너무너무 맛있어요. 재구매 무조건 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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