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감이 대풍이었습니다. 곶감용 고종시 감도 많이 달렸고 곶감은 물론이고 홍시로도 인기있는 대봉감도 넘쳐났습니다. 곶감 깎는 농가는 원료감을 넉넉히 확보해서 최대한 많이 깎았습니다. 덕장마다 주렁주렁 곶감이 풍년이었고 농부들은 구정 대목에 그 많은 곶감을 모두 팔아 크게 재미를 보았습니다. 라고 말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럴 수가 없습니다. 곶감 수요는 변화가 없는데 공급만 과하게 늘다 보니 작년에는 곶감농가들이 대부분 늦게까지 냉동 창고에 곶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많이 남아돌았다는 말입니다. 물론 경기가 썩 좋지 않았던 원인도 있습니다. 올해는 감이 흉년입니다. 지난여름 장마가 워낙 길었기에 모든 과일 나무가 병충해를 심하게 입었습니다. 게다가 감은 대표적인 해걸이 과일입니다. 한 해 많이 달리면 다음 해에는 적게 달립니다. 한 해 힘을 많이 쓰고 다음 해에는 좀 쉬어야 그 다음해 또 열매를 많이 생산합니다. 대봉감은 작년과 비교하면 수확량이 70~80% 줄었고, 고종시 감도 수확량이 60% 정도 줄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곶감 농가들은 원료감 확보가 어려워 생산량을 많이 줄인다고 합니다. 작년에 곶감 말려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농가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올해는 곶감이 크게 모자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가 있습니다.모든 곶감농가가 직접 원료감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해마다 이맘때면 감 생산 농가와 곶감 농가 간의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금년은 감 흉년이기 때문에 상식적 생각하면 원료감 가격이 두 배 세배 천정부지로 뛸 것 같지만 실제 시장은 30% 정도 오른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원료감 가격이 두 배로 오르면 아무도 곶감을 깎지 못하게 되니 보이지 않는 손이 나타나 조정을 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감을 20년 깎다보니 감이 옵니다. 올해는 감이 흉년이기는 하지만 곶감을 많이 깎아도 괜찮습니다. 원료감 가격이 올라서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국내 곶감 생산량이 크게 줄 것이기 때문에 이 때 많이 깎으면 재미를 볼 것입니다. 원료감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도 많이 올랐고 부대비용도 많이 올랐기에 곶감 가격도 따라 갈 것입니다. 농사는 남 따라 하면 남처럼 됩니다. 감이 풍년이라고 모두들 곶감을 많이 깎을 때 따라 많이 깎으면 안 됩니다. 감이 흉년이라 모두들 조금만 깎고 말 때 ‘이때다~ 찬쓰다~ ’하고 많이 깎으면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앗따~ 지리산농부가 뭘 안다고 개똥 경제 가지고 아는 척 하네~” 하고 코로 웃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감을 오래 깎다보니 감이 와서 하는 말입니다. 함양 곶감 농가들이 감을 많이 깎아 모두 이런 후기만 받기를 기대해봅니다. “엄마가 곶감마니아인데 기준이 몹시 까다롭고 엄격해요ㅋㅋㅋ 아무 곶감이나 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분이 잔뜩 난 쫠~깃한 곶감만 좋아해서 곶감의 이데아를 찾아 항상 방황했는데... 드디어 만났다고 너무 행복해 하셨어요ㅋㅋ 저는 사실 곶감 맛을 잘 모르는데 엄마가 울다가도 뚝 그치실 정도로 좋아하는 거 보니 이집 곶감 맛집이네요ㅎㅎ 저는 크림치즈곶감말이 해서 술안주로 가끔 먹고... 엄마는 식후땡ㅋㅋ으로 하루 하나씩 아껴 드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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