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산삼축제의 장이 9월12일에 끝났다. 그리고 9월15일에 2024년 대학입학시험전형인 수시 접수가 마감되었다. 고3 아들이 벌써 19살, 산삼축제가 탄생한지도 어느덧 18년이 되었다.(중간에 코로나로 잠시 쉬었던 걸 감안하면 축제의 나이가 우리아들보다는 더 되었겠다) 지필고사로 치르는 학교 시험에는 정답이 있지만 축제에는 정답이 없으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고 축제는 그야말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용수철과 같다. 올해 산삼축제는 큰돈이 드는 대형천막과 이벤트, 무대시설이 없는 3無 축제로 개최되었다. 다행히 6일 동안 비가 오지 않아 맑은 날씨 속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함양은 축제만 하면 비가 오는데 이번 산삼축제는 날씨의 덕을 많이 봤다. 그런데 햇볕이 너무 뜨거웠다. 9월의 태양빛이 너무 뜨거워서 한낮에 축제장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정수리가 익어가는 듯했다. 첫날 뽀얀 얼굴들이 축제를 마치는 날에는 다들 연탄처럼 까매졌다. 주무대 옆 열린 무대를 설치했는데(시도는 신선했다) 그늘막이 전혀 없다보니 공연하는 분들의 얼굴이 가을 홍로사과처럼 익어갔다. 그늘막이 되어 있는 관객석에서 보고 있자니 미안할 정도였다. 푸드트럭에서 아아를 주문하고 파라솔에서 열린무대 공연을 감상하려고 했으나 이것 참 길게 뻗어있는 체험판매존에 시야가 완전 가려져 열린무대가 아닌 닫힌 무대가 되어 버렸다. 주말 더운 날씨에 많은 관광객이 행사장을 찾았지만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아 안타까웠다. 행사장을 둘러보고 더우면 들어가 쉴 수 있는 시원한 쉼터가 없다보니 후다닥 행사장을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이 둘러보고 가는 분들도 더러 있었다.   축제기간 여러 가지 작은 이벤트 행사들이 많았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첫 번째로 산삼데이 행사이다. 3대가 함께 행사장을 방문하거나, 다자녀 가정에서 행사장을 방문하면 5년근 산양삼 2뿌리를 드렸다.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아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하는 분들 덕에 진행하는 분들도 참 기분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두 번째로 한돈협회에서 진행한 한돈 돈가스, 불고기, 소시지 3종 세트 시식회였다. 시식행사인데 양도 푸짐하고 맛도 좋았다. 멀리 경기도 성남에서 오신 노부부가 계셨는데 지역축제를 여러군데 다녀봤지만 이렇게 맛있는 시식행사는 처음이라고 엄지척을 해 주셨다. 많은 분들이 더운 날씨에도 긴 줄을 서가며 한돈 시식을 즐겼고 북적북적 바글바글 축제장의 분위기가 고조 되는데 한몫했다.   세 번째로 산삼항노화관 건강·힐링체험이다. 1층에서는 산삼잎모양 책갈피 만들기, 부채만들기, 탄소중립에 어울리는 패트병 화분에 다육심기체험, 조물조물 사니,사미 비누 만들기체험이 인기리에 진행되었다. 친구, 연인, 가족, 동호회, 노인회, 학교, 어린이집, 외국인단체등 에서 온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분들이 체험을 즐겼다. 1층에서 체험을 하고 2층으로 이동하면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휴식을 체험할 수 있었다. 건식반신욕을 하면서 따뜻한 산삼차를 마시고 따끈한 곡물찜질팩으로 눈과 배를 찜질하고, 천연오일로 향수를 만드는 몸과 마음에게 제대로 된 휴식을 선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항노화관 밖에서도 여러 가지 체험을 즐겼는데 머리로는 되는데 손발이 따로 놀아서 다들 폭소를 터뜨렸다. 네 번째로 한국전통물리치료학회와 함양라이온스클럽이 손잡고 진행한 물리치료 의료봉사이다. 산삼축제가 열릴 때마다 전국에 있는 한국전통물리치료학회 회원분들이 일정을 맞추어 오신다고 한다. 홍보가 잘된 탓인지 오전에 치료받을 분들이 일찍 마감 되었다. 직접 물리치료를 받아보았는데 정성껏 치료하시는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했다. 산삼축제 행사장에서 생각지도 않은 장소에 사람이 들끓은 곳이 있으니 바로 주제관 앞 족욕장이었다. 스탬프 투어를 마치고 족욕을 하러오는 분들, 축제장에 들어옴과 동시에 족욕으로 체험을 시작하는 분들, 이열치열이라고 햇빛은 뜨겁지만 따뜻한 족욕으로 체온을 올리시는 분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분들이 족욕장을 찾았다. 족욕장 안내 표지판이 없는 것과 족욕하는 물에 어떤 약재가 들어가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족욕물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게 해 놓은 게 많이 아쉽다고 했다. 올해 축제에는 처음 접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인생네컷과 흑백사진촬영부스이다. 체험부스가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있어서 찾기가 어려웠다는 분들이 더러 있었다. 참 좋은 프로그램인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있었음 좋았겠다는 의견을 많이 주셨다. 인생네컷 부스 안이 무더운 날씨로 데워져서 덥다보니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찍고 싶어도 후다닥 찍고 나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온가족이 함께 참여한 가족벼룩시장 시도는 참 좋았다. 그러나 그냥 전만 펼쳐 놓고 파세요 하는 식의 운영이다보니 재미도 없고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진행자가 있어 행사를 좀 더 재미있게 부각시켰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산삼축제 체험의 가장 고수는 산삼캐기체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산삼캐기 체험을 할 수 있는 횟수가 좀 적었다. 접수받는 부스도 안 보이는 곳에 있다 보니 물어물어 가야 찾을 수 있었다. 산삼잎이 다 져서 행사진행자의 도움을 받아 산삼캐기를 했지만 그래도 만족도는 높았다. 이끼를 깐 포장재에 산삼을 살포시 얹어 주면 그것을 소중하게 들고 행사장을 누비는 분들을 여럿 봤다. 산삼캐기체험장에도 진행자가 있었으면 날씨는 더워도 더 유쾌하고 재미있게 체험을 하고 산을 내려갈 수 있었을텐데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산삼캐기체험이 많이 부각되지 못하고 조용히 진행된 게 이번 축제에서 가장 안타깝다. 이번 축제에서는 행사장의 위생과 환경정화가 깨끗하게 유지되어 만족한다는 분도 있었다. 쓰레기통이 넘치기 전에 치우고 먹거리체험부스에서도 음식쓰레기가 눈에 보이지 않게 관리되어 청결해서 좋다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 행사시작 전 흡연구역을 따로 두지 않아서 흡연하는 분들이 아무데서나 담배연기를 피워대다 보니 비흡연자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운영의 묘미를 더 살리고 체험과 공연이 좀 더 풍성하다면 축제를 유람하는 이들에게 사랑 받지 않을까? 지역 주민들이 좀 더 많이 축제를 즐기고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해마다 더 커져간다. 군민이 함께하는 축제가 성공한 축제이다. 올해에도 산삼축제를 위해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밤잠 못자고 애쓰시고 마음 졸이신 관계자 분들 덕분에 큰 사고 없이 축제를 잘 마쳤다. 내년에 19살이 되는 함양산삼축제를 한껏 기대해본다. 지역민들은 함양산삼축제를 즐기고 참여하고 자랑하고 그리고 타 지역에서는 함양산삼축제가 열리는 일정에 맞추어 휴가를 잡고 축제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력이 생기는 등 축제의 좋은 효과가 내년 축제에서는 올해보다 더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대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