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손가락만 까닥하면 정보가 넘치는 시대이니 굳이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비용을 들여가며 단체로 선진지 견학을 가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톡톡톡 자판 몇 번 두드리면 필요한 정보가 착착착 올라오니 함양정보화농업인연합회(이하 함정농) 회원들이 일박이일로 관광버스 타고 충남 예산과 충북 진천, 청주까지 가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호미 든 농부들이기 때문에 단순 정보를 검색해서 보는 것과 발품을 팔아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것은 결코 같지 않습니다. 게다가 진짜 고급 노하우는 온라인에는 공개를 잘 안 합니다. 그래서 우리 농부들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 둘째 주에 일박이일로 예산을 들여 예산으로 달려간 것입니다. 태풍 카눈이 올라오고 있다는 뉴스에 새만금 잼버리처럼 될까봐 염려도 되었지만 다행히 태풍은 우리가 집으로 돌아온 다음날 우리가 둘러보고 왔던 예산, 진천, 청주에 엄청난 비를 뿌렸다고 합니다. 4년 전 함정농에서 선진지 견학으로 완주를 다녀오고 크게 아쉬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완주는 귀농인을 위한 시스템이 전국에서 가장 잘 되어있다고 알려진 곳으로 가서 보고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로컬푸드 매장도 시스템이 합리적이었고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완주군에는 일차 농산물 가공을 원하는 농업인들이 각각 제조업 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일정 교육만 이수하면 가공품을 만들 수 있는 식품 제조 공장이 두 군데나 있었습니다. 견학을 다녀온 함정농 농부들이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발로 뛰었는데 이런 일은 발로 뛴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견학을 가지를 말던지 가려면 군수님을 업고서라도 같이 갔어야했다며 아쉬워했었습니다. 일박이일 첫 견학지는 충남 예산전통시장이었습니다. 버스를 탈 때만 해도 날씨가 이렇게 뜨거운데...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줄 흐르는데... 아무래도 첫 견학코스를 잘못 잡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재래시장이라면 함양도 있는데 예산이라고 크게 다를 게 뭐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달랐습니다. 예산전통시장은 크게 달랐습니다. 예산전통시장은 예산군에서 백종원과 같이 추진한 지역상생 프로젝트로 백종원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고 협업 사업을 통해 기존 상인 컨설팅 및 리모델링, 창업 점포 개장, 오픈 스페이스 조성을 완료하고 2023년 1월 새롭게 개장한 이후 80만 명이 방문하였다고 합니다. 폭염 8월에 재래시장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것을 보고 세상에 이런 일이 가능하구나 싶었습니다. 완주가 농업인들이 한번 살아보고 싶은 곳이라면 예산은 시장상인들이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함양재래시장 상인연합회에서 예산전통시장 견학을 한번 다녀오시라고 권해드립니다. 가실 때 해당 공무원과 꼭 같이 가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어서 견학했던 예산 은성농원과 진천의 뤁스퀘어는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기업형 미래 복합 문화공간이었고, 오색꽃차 치유농원은 농업과 농촌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계층에게 치유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었습니다. 청주 예쁘르팜은 사과 등 1차 농산물, 착즙2차 가공, 블랜딩차와 사과청 만들기로 3차 체험까지 농업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청년 농업인 농장이었습니다. 마침 함정농에 청년 농부가 최근 꾸준히 가입하고 있고 이번 견학에도 다수 참여하여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사족으로 이번 견학은 먹는 즐거움까지 더 해서 더 좋았음을 고백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요.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