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8월2일 병곡면사무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항공파크 경량항공장 조성사업’ 주민공청회가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무산됐다. 관련 마을주민들은 사전에 조성사업과 관련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주민공청회 일정을 통보했다며 주민공청회 거부를 결정하면서 “경량항공장과 관련한 모든 사업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더 설득작업에 힘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해당 사업부서인 함양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주민공청회가 뜻대로 열리지 못하자 여론의 화살을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돌린다. 함양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주민공청회가 무산될 위기와 함께 어수선한 상황에 놓이자 병곡면사무소에서 주민들과 긴급 좌담을 진행했다. 지역의 큰 관심사인 만큼 지역 언론의 기자들도 취재차 참관하려 했으나 문화관광과 담당계장이라는 사람은 “취재하시지 말고 나가세요”라는 말로 기자들을 일방적으로 물리치려 한다. 뻔히 주민공청회가 무산되고 주민 모두가 격분하고 있는 현장, 그 중심에서 벌어지고 있는 좌담에 대한 취재를 통제한다는 것, 군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행위인 것과 더불어 기자 입장에서는 직업윤리에 있어 심각한 타격을 입는 일이다. 논란에 대한 정확한 입장 차를 파악하고자 하는 차원에서도 해당 현장 취재는 꼭 필요한 일인데 무슨 정부청사에서 열리는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라도 여는 것 마냥 무리한 대응을 한 것이다. 당연히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취재를 막는 행위에 대해 군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며 항의했는데 이 항의 과정에서 나온 문화관광과 담당계장의 말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충분히 필요한 현장 취재에 있어 기자들을 나가라, 마라 하는 것이 맞냐’는 기자의 항의에 “당연하죠”라는 말과 함께 그동안의 언론보도 여파로 주민공청회가 무산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우리한테 승낙을 받았냐”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게 과연 공직자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 계획 중인 사업에 대해 언론이 검증하고 이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서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여전히 교육계 관계자들은 병곡초등학교 아이들의 학습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고 마을 주민들은 안전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상당수의 군민이 주목을 하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해 해명과 설득이 아닌 ‘언론 탓’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곧 보도 내용에만 의지해 해당 사업을 판단할 것이라는 독자들을 무시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이게 함양군이 말하는 ‘소통행정’인가. 언론의 귀와 입을 막으려는 행태를 보면 그동안 주민들을 어찌 대했을지 안 봐도 비디오다. 지역 언론에 대한 인식은 더 기가 막힌다. 좌담 현장에서 문화관광과 과장은 기자들에게 언론이 주민과 행정이 갈등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보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우리가 보도자료를 내고 난 후 보도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 언론이 무슨 함양군의 홍보매체인가. 언론이 군에서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지해 움직여야만 한다는 이런 절망적인 발상은 정말이지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시각 진병영 함양군수는 함양읍사무소에서 ‘찾아가는 주민 소통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이 현장의 불협화음을 어떻게 받아들여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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