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끼 밥을 먹는 것과 별일 없이 일상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의 작은 바람이었음을 실감하는 요즈음입니다. 지난 3년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인륜지대사 애경사와 명절 모임은 물론이고 갖가지 친소모임도 자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리하여 학교 동문회도 열리지 못했습니다. 마침내 코르나-19가 물러나고 오랜 기다림 끝에 2023년 함양중학교 제44회 동문 한마당 축제가 8월 12일 토요일 밤 교정 앞마당에서 열립니다. 동문(同門)의 뜻매김은 ‘같은 학교를 다녔거나 그 스승 밑에서 공부한 사람 또는 그런 관계’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동문수학(同門受學)의 줄임말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많은 세월이 흘러도 학창 시절의 추억은 쉬 잊혀지질 않습니다. 한평생 삶에 있어 가장 많은 것을 배우고 감수성도 최고조로 올랐을 때가 학창 시절임이 틀림없기에 그런가 봅니다. 함양중학 동문들은 두류산 맑은 정기 곱게 모인 곳, 천령 옛터전 용산벌 비룡 향학로를 3년 동안 오르내리면서 큰 꿈을 가지라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명예는 선배에게! 영광은 후배에게! 책임은 우리가! 함양중학교 동문회 슬로건입니다. 모든 명예는 선배에게 돌리고, 빛나는 영광은 사랑스런 후배에게 양보하고, 오로지 실천과 책임은 우리가 진다는 주관 회기 동문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이 글귀에 담겨 있습니다. 이보다 나은 동문회 문구를 지금까지 듣지도 못했고 보지도 못했습니다.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함양중학교다운 발상이며 가히 국보급 동문회 슬로건입니다. 오는 8월12일 ‘∼함중의 전통 아래 뭉쳐진 우리, 나라의 기둥이다. 늠름하게 나가자’ 교가(校歌)의 노랫말처럼 또 하나의 역사와 추억을 쌓기 위해 경향 각지 전국에서 동문들이 교정 마당으로 모여듭니다. 저의 모교이자 함양중학교장으로서 동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마음을 담은 환영사를 다음과 같이 메조지했습니다. 다볕골 함양은 성품이 따뜻하고 어질며 아름답게 빛나는 사람들이 어깨를 맞대고 오순도순 살아가는 정겨운 고을입니다. 이런 멋진 고장에서 자란 동문 여러분들의 후배 함양중학 학생들이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꿈과 비전을 펼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저가 앞장서고 교직원 모두는 힘써 돕겠습니다. 그 이름도 빛나고 자랑스러운 우리 모교는 나라 잃은 시대 1933년 함양농업실수학교가 뿌리이며, 조국 광복 이듬해 1946년 9월 함양 공립 초급중학교로 개교하여 77회 졸업, 21,489명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명문 중학교입니다. 동문 여러분들의 모교 함양중학교는 한 때 1,800여 명의 재학생들로 운동장이 붐볐었지만, 지금은 전교생 320명의 중급 규모 학교로 변했습니다. 추억의 목조 기와 교사와 슬라브 건축물들은 빛바랜 사진 속에 남아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운동장과 돌부처만이 오늘도 그때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선비정신 이어가는 함양중학교는 훌륭한 본래의 주인 선배들을 이어서 새로운 배움의 주인공 후배 재학생들이 오늘도 자강불식 비룡 향학로를 오르내립니다. ‘지식은 새롭고(新), 마음은 밝고(明), 행동은 바른(正) 사람이 되자.’라는 교훈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이렇게 사회 각계각층에서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선배들의 아름다운 모습에서 우리 후배 재학생들은 모교 사랑과 애향심을 본받을 것이며, 이러함이 겨레와 나라 사랑 정신으로 이어져 갈 것임을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함양중학 동문 가족 여러분! 연륜을 하나 더하며 보람과 행복으로 올여름 잘 보내시고, 내년 여름 좋은 날 또다시 만날 것을 기대합니다. 내내 가정과 일터에 복됨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