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교회 화장실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화장실 공사는 직접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일하시는 분을 불렀다. 몇 번 만나 공사 방법과 일정을 조정하고 일이 시작되었다. 필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도왔다. 옆에서 이런저런 일을 도우며 공사하러 오시는 분들의 대화 속에서 느끼고 배우는 것을 나누고자 한다. 첫째, 사람은 땀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 작업을 하다가 땀으로 온몸이 젖었다. 잠시 쉬며 시원한 물로 목도 축이고 땀을 식혔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 요즘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군대 제대, 대학 졸업을 했음에도 집에서 놀면서 부모님께 용돈을 달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공부만 가르쳤지, 노동과 땀의 가치를 가르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은 정신적 에너지와 육체 에너지가 균형이 맞을 때 건강한 사람이 된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교육은 지식 중심의 교육에 치우쳐 있는 것 같다. 둘째, 기술자와 숙련공! 함께 일하시는 분들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한 분은 목수 일을 중심으로 집 짓는 전체적인 일을 하시는 분이다. 다른 한 분은 미장을 오랫동안 하셨고, 평소에는 보조적인 일을 한다. 40년 넘게 미장을 한 분이다. 그런데도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기술자가 아니고, 이 사장이 기술자지, 나는 미장을 오래 한 숙련공이지 기술자는 아니다. 이 사장은 일의 전체적인 순서와 흐름, 방법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기술자는 자기 분야만 아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볼 수 있어야 진정한 기술자다. 아저씨의 말을 듣고 나에게 질문해 봤다. 나는 뭐지? 기술자! 숙련공! 셋째, 노동의 처음과 마지막은 자기 자신과 싸움이다. 더운 날씨에 모래를 짊어지고 날랐다. 아저씨의 이런저런 과거의 무용담을 들으며 더위를 달랬다. 그런데도 흐르는 땀은 막을 수 없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필자에게 물었다. “지금 내가 제일 힘든 것이 뭔지 알아요?” 필자는 알 수 없었다. 아저씨의 정답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 “노동은 나를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이런 노동일은 결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생각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자신을 이기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다. 리모델링 공사를 하다 보니 기존에 있던 벽과 기둥의 영향을 받는다. 들어간 벽, 튀어나온 벽 등. 새집을 짓는 일이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세우고 붙이고 만들면 된다. 그런데 리모델링은 다르다. 기존에 작업 된 것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작업은 기존 작업의 영향을 받는다. 들어간 곳은 더 넣어 주고, 나온 곳은 깎아 주는 등. 기존의 벽과 기둥에 맞춰서 전체적인 조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만들어져 가는 모습을 보며 세상 사는 이치를 깨닫는다. 수많은 사람과 변수 속에서 하나의 정답만을 고집할 수 없는 것이 삶 아닐까? 공자는 말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三人行, 必有我師焉)” 이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는 배울 것이 있다. 오늘도 겸손하게 배우는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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