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함양 창간 21주년을 맞아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올해는 20여년 간 고수해 온 대판 판형을 베를리너로 변경함에 따라 편집, 인쇄를 조율할 시간을 거쳐 오늘에서야 창간특집호가 제작됐습니다. 지금 함양의 가장 큰 화두는 ‘지방소멸’이 아닐까 합니다. 함양군은 소멸 고위험지역 51곳에 포함돼 있습니다. 정부는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시대 실현을 외치고 있지만 인구가 줄고 있는 시골에 예산을 투입할 의지가 강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서울’이란 도시 한곳만 있는 냥, 소멸지역은 소멸시키려는 게 아닌가 의구심마저 듭니다. 함양에 닥친 운명처럼 종이신문도 소멸이란 단어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해져 있고 다양한 형태로 뉴스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인터넷, 모바일로 뉴스를 접하는 시대에 종이신문은 느림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매체를 탓하고 언론환경에만 핑계를 대고 있기엔 지역신문 주간함양이 할 일이 많습니다. 매주 지리산인 주인공을 찾아야 하고 지역현안을 심층보도하며 청소년을 위한 토론·영상교육도 진행해야 합니다. 사라져가는 지역문화를 발굴하여 기록하고 함양의 자연과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도 홍보해야 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기에 주간함양은 신문과 함께 영상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카카오채널을 개설하여 정보제공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위해 도전하고 시도하는 노력은 게을리 하지 않되 지역언론의 사명감은 잃지 않겠습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함양을 바라보며 모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소멸될지언정 이곳, 함양이 사라질 것인가. 민족의 명산 지리산이 버티고 있고 엄천강은 내일도 바다로 흘러갈 것입니다. 산과들 어느 곳에서든 우리는 살아갈 것이며 지금도 아직,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함양에서 생활하고 함양을 지키며 살 것입니다. 주간함양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 함양 있다”고 외쳐줄 지역 언론. 존재가 위태롭다 하여 존재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힘없는 소도시일지는 몰라도 우리에겐 이곳이 삶의 터전이고 우리의 이야기는 역사가 될 것입니다. 지역뉴스 사막화가 심화되고 강한 자의 말은 진실이 되고 약한 자의 말은 변명이 되는 시대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민을 대변해 줄 신뢰받는 지역신문으로 함양과 함께 존재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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