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수가 2백만 명을 넘은 2023년의 한국. 다문화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함양군에도 우리와 다른 생김새의 외국인들이 종종 보이곤 한다. 하지만 그렇게 가까우면서 먼 그들,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안의면의 셋방에서 살아가는 오디르존(37)씨와 오비존(41)씨를 만나보았다. 높은 계단을 거쳐 올라가면 좁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그들의 집이 나온다. 그들은 홍차와 양의 지방을 튀긴 것을 내오며 나를 웃으며 대접해주었다. 거창군 위천면의 산에서 김메기와 농삿일을 돕는 오디르존씨는 2019년 안산의 한 공장에서부터 한국살이가 시작되었다. 이후 거제의 조선소에서 일을 시작하였고, 여러 곳의 이직을 거치다가 함양군 안의면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의 사촌 형 오비존씨는 2021년 한국에 입국하여 거창군 남상면에서 벌목 작업을 맡고 있다. 최근 여행 유튜버로 인해 핫해진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그들에게 한국살이는 어떤지 물어보았다.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은 한국 음식이 입에 맞는지였다. “우리 우즈베키스탄 사람은 모두 무슬림이에요. 돼지 안 먹어요. 근데 한국 음식에 돼지 많아서 잘 못 먹어요” 오디르존씨는 웃으며 그 질문에 답하였다.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금기된 종교인 이슬람을 믿는 그들은 돼지고기가 들어간 것이 많은 한국 음식을 마음 놓고 먹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사촌 형 오비존씨는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볶음밥인 ‘오쉬’를 내왔다. 그들은 이렇게 집에서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그 다음 질문은 한국인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해본 적이 있는지였다. 최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에 관한 기사를 읽은 지라, 이것이 가장 궁금하기도 하였다. 그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일 못하면 욕먹어요. 근데 우즈벡이라고 욕 먹은적은 없어요.” 그렇게 답한 그는 자신이 들은 한국어 욕설을 몇 가지 덧붙였다. 일을 못한다고 외국인들에게 심한 욕설을 내뱉는 일부 한국인 고용주들이 있다는 사실을 이렇게 직시하니 정말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오비존씨는 가장 원하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돈을 많이 벌어 고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들 모두가 한 대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장들이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인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시골로 분류되는 ‘페르가나’라는 곳에서 온 그들은 타지살이의 불편함을 참으면서 가족들을 위해 힘들게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인터뷰와 식사를 마친 후, 그들은 이슬람의 성지인 카바 신전을 향해 예배를 하였다. 과연 다문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 눈과 귀로 느껴졌다. 이 두 사촌 형제에게 더 나은 한국살이가 되기를 기원하며, 독자 여러분도 주변 외국인들을 너무 멀리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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